50대 철인 의사 '노화와 레이스' 화제

중앙일보

입력

52세의 삼성서울병원 마취과 이병달(李丙澾.사진)교수는 병원이나 동네에서 '달리는 철인(鐵人)의사' 로 통한다.

송파구 방이동 집에서 병원까지 왕복 20㎞를 매일 뛰어 출퇴근한 지 3년째다.

지난 10일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 철인3종경기에선 최고령급 출전자였다.

수영(3.9㎞).사이클(1백80.2㎞).마라톤(42.195㎞)을 14시간59분에 끊었다. 대회를 위해 연초부터 한강변.남산.구룡령 등지에서 "특수부대 못잖은 맹훈련을 했다" 고 한다.

이런 유별난 생활을 그는 "노화(老化)에의 도전" 이라고 말한다.

그의 '도전' 은 1997년 시작됐다.

"일상이 단조롭다고 느껴 매년 한번씩 고산등반을 하기로 결심했지요. "

그는 그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천4백m)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대만의 옥산, 말레이시아의 키나바루, 몽골 알타이산맥의 오크공 텡게르 등 4천m 이상의 고산 다섯개를 등정했다.

그의 두번째 도전은 마라톤이었다. 특히 전통의 보스턴마라톤 참가를 목표로 세웠다. 대회 출전자격(50대는 3시간반 이내)을 갖추기 위해 뛰어서 출퇴근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그 사이 중앙일보 하프마라톤대회 등 하프마라톤에 여덟번, 풀코스마라톤대회에 열번 출전해 모두 완주했다. 병원의 젊은 직원들은 이런 그를 최근 마라톤동호회장으로 모셨다.

지난 3월 최고기록을 3시간46분으로 끌어올린 그는 올해 안에 기록을 20분 이상 단축해 내년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하겠다고 벼른다. 오는 9월엔 울트라마라톤(1백㎞) 완주에 나선다.

"최종 목표는 30년 후 여든살에 백발을 휘날리며 서울 한복판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 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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