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환타지' 완벽한 가상 배우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의 경계는 과연 어디일까.

14일 국내에서 공개된 100% 3D애니메이션 '파이널 환타지'의 일부만을 보고 평가한다면 이 두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질 날은 멀지 않은 것 같다.

'파이날 환타지'는 전 세계적으로 3천 만개 이상 팔려나간 일본 스퀘어사의 역할분담형(롤플레잉) 게임을 토대로 한 작품. 일본의 스퀘어픽처스가 영화의 제작을 맡고, 미국의 콜롬비아사가 전세계 배급을 맡았다.

무대는 2065년 에이리언의 공격때문에 황폐해진 지구. 이 곳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레지스탕스'를 조직하고, 여기의 대장인 '그레이'와 '시드'박사, 여성과학자 '아키'는 에이리언에 맞서 지구를 구하기위해 위험한 모험을 강행한다.

이날 선보인 17분짜리 편집본에는 등장 인물과 배경 등이 실사와 구분되지 않을정도로 정교하게 표현돼 있어 감탄을 자아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탄생한 가상의 배우들이다. 모션캡처 방식으로 창조된 가상 배우들은 소소한 근육의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표정 그리고 피부의 섬세한 질감까지 표현돼있어 실제 사람인양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피부에 있는 주근깨와 모공, 흉터까지 드러날 정도다. 여기에 인공 조명을 이용해 캐릭터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그늘이 지도록 해 사실감을 한층 높였다.

또 투명하면서도 다양한 형상으로 표현된 에이리언들도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들의 걸음걸이가 뒤뚱거리는 등 아직까지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여태껏 나온 3D작품 가운데 실사에 가장 가깝다는 찬사를 들을 만 하다. 그동안 곤충이나 동물을 3D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작품은 많았지만 실제 인간에가깝게 재현한 CG인물을 내세운 작품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게 사실.

'진주만'보다 많은 약 1억 5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은 게임의 원작자인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고, 세계 각국에서 모인 12명의세계 최고 그래픽아티스들과 150여명의 애니메이터들이 2년여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진주만'의 알렉 볼드윈과 '윈나잇 스탠드'의 여배우 밍나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국내에서는 7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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