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즈 그린공략 실패..폭풍우로 중단

중앙일보

입력

5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에 나선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첫 행보는 서던힐스의 험난한 그린과 폭우에 주춤거렸다.

우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골프장(파70. 6천345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총상금500만달러) 1라운드에서 폭우로 9번홀까지만 경기를 치렀지만 3오버파의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9개홀에서 버디는 단 하나도 수확하지 못한 우즈는 보기 1개와 더블보기 1개로 공동 75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11년전 45세때 US오픈 사상 최고령 우승자가 됐던 56세의 노장 헤일 어윈(미국)은 서던힐스의 그린을 차분하게 공략, 18홀을 3언더파 67타로 마치며 선두에나서 '노장 돌풍'을 예고했다.

유럽골프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7번홀까지 경기를 치렀지만 버디만 3개를 잡아내 어윈과 함께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폭우로 9번홀에서 경기를 중단한 최경주(31.슈페리어)도 5오버파로 하위권으로 처져 US오픈의 거친 코스 세팅을 실감했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서던힐스의 빠르고 굴곡이 심한 그린이 성적을 좌우했다.

대회 2연패 및 메이저대회 5연속 우승을 노리는 우즈 역시 3번홀(파4.408야드)12m 거리에서 3퍼팅으로 보기를 범하며 그린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즈는 9번홀(파4. 374야드)에서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트렸고 벙커샷마저 그린을 넘기는 우여곡절 끝에 2.4m 짜리 보기 퍼팅을 놓쳐 더블보기를 저지르는 망신을당했다.

그러나 24년전인 77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 톰 카이트(미국)와 함께 출전했던 어윈은 1번(파4. 454야드), 2번홀(파4. 467야드)에서 연속 보기로 출발은 좋지 않았으나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노련미를 한껏 과시했다.

3번과 4번홀(파4. 368야드)에서 줄버디를 낚은 어윈은 8번홀(파3. 225야드) 버디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0번(파4. 374야드)과 14번홀(파3. 215야드)에서 버디를 추가한 어윈은 11년 만이자 개인통산 4번째 US오픈 우승을 향한 희망을 부풀렸다.

이자와 도시미쓰(일본)와 데이비드 톰스(미국)는 각각 4번과 5번홀밖에 돌지 못했지만 버디를 2개씩 잡아 리더보드에 공동3위로 이름을 새겼다.

이날 어윈과 함께 노장 돌풍의 주역이 된 41세의 로렌 로버츠는 스튜어트 싱크(이상 미국)와 함께 선두그룹에 2타 뒤진 1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마쳐 10번홀까지 경기를 치른 짐 퓨릭(미국) 등과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밖에 필 미켈슨(미국)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이븐파로 첫라운드를 마감, 경기를 채 끝내지 못한 어니 엘스(남아공), 닉 팔도(영국), 데이비드 듀발,닉 프라이스(이상 미국) 등과 공동 12위가 됐다.

최경주는 2번홀(파4. 467야드)에서 티샷과 어프로치샷 실수가 겹치면서 보기를 범한데 이어 3번홀(파4. 408야드)에서는 3퍼팅으로 보기를 저지르는 등 그린과 그린주변 러프에서 타수를 주로 까먹었다.

4번홀(파4. 368야드)에서는 그린 바로 옆 러프에 떨어진 공을 2타만에 겨우 그린에 올려 4온 2퍼팅으로 더블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8번홀(파3. 225야드) 역시 70㎝ 짜리 파퍼팅을 놓쳐 1타를 더한 최경주는 7번홀(파4. 382야드)에서 10m 거리의 먼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것이 위안거리였다.

최경주는 "무더운 날씨와 경사가 급하고 빠른 그린, 클럽을 휘감는 러프 등과 싸우느라 지칠 지경"이라며 "심기 일전해서 내일은 최대한 성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15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66명만 18홀을 마친 채 2시간 가까이 폭풍우와 검은 먹구름이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회 본부는 오전 7시15분 경기를 못 끝낸나머지 90명은 16일 남은 홀을 돈 뒤 2라운드에 들어가도록 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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