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이 파생금융상품 거래 과정에서 외국환거래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1997년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낸 휴버트 나이스 도이치은행 아시아 담당 회장이 지난 13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을 방문,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의 위법행위에 대해 선처를 요청해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검사를 실시, 파생금융상품 거래 과정에서 외국환거래 규정 위반사항을 적발해 현재 검사결과를 정리 중이며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릴 방침이다.
이에 대해 지난 11일 후베르투스 폰 모어 주한 독일대사가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을 방문,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검사 결과에 대해 논의한데 이어 나이스 회장이 李위원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 도이치은행측이 금감원의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나이스 회장이 李위원장을 만난 자리에 검사를 받은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의 金모 지점장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 관계자는 "나이스 회장의 방문은 예방(禮訪.courtesy call)성격이 강했는데, 도이치은행 서울지점과 관련된 현안을 언급했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모어 주한 독일대사는 李위원장 면담을 요청했다가 금감원이 거부해 鄭부원장을 만났다.
금감위 관계자는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검사 문제 때문에 모어 대사의 李위원장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 며 "李위원장이 나이스 회장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그가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고 鄭부원장과 모어 대사의 면담으로 서울지점 사안이 마무리되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은행 서울지점 검사를 전후해 잘 봐달라는 부탁이 있지만 제재 수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며 "도이치은행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고 강조했다. 한편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측은 기자의 전화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정선구.허귀식 기자 sungu@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