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4개월 상승행진 막을 내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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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개월간 전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중국의 증시는 거품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시세조작에 대한 단호한 대처방침으로 곧 상승세에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즈가 15일 보도했다.

각각 미달러화와 홍콩달러로 거래되는 상하이 및 선전증시 B주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중국현지 투자자들에게 공개된후 190%나 폭등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거의 50포인트 가량 하락해 상승세가 비틀거리고 있다.

홍콩에서도 중국업체의 주가를 나타내는 홍콩증시 중국기업주(H주)지수는 정부의 통제를 피해 홍콩으로 돈을 빼돌리는 중국인 투자자들 즉 소위 `여행가방 투자자(suitcase investors)'들에 대한 단속 방침으로 지난주 초반부터 16%나 떨어졌다.

그러나 H주는 이같은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아직도40%나 주가가 높은 상태다.

B주와 H주의 가파른 상승세는 중국정부가 이들 주식의 매입을 위해 외국화폐를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데 따른 것이었으나 증시수요와 투자기회가 거의 없는 지역간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는 중국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또 H주의 상승은 주로 기업실적이 부실한 중소업체에 편향돼 있었는데 이들 주는 대부분 폭등을 노리는 투기세력에 의해 선호돼 왔다는 것이다.

UBS워버그 증권사 홍콩지점의 애널리스트 빈센트 챈은 "H주의 실적을 표로 나타낸다면 상위 20종목은 지난해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오히려 손실을 기록한 업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그러나 H주에 대한 소위 여행가방 투자자들도 문제이지만 중국정부는 홍콩에서 돈을 빌려 국내증시에 투자하는 투기세력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특히 이같은 현상은 거품붕괴로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혔던 지난 97년 `레드칩 붐'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라며 만약 최근의 거품현상이 붕괴된다면 많은 소형주들은 주가가 90%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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