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로봇 체내삽입 질병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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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혈관을 따라 가면서 환부를 추적한 다음 이를 파괴하는, 쌀알보다 작은 초소형 로봇이 일본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돼 곧실용화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영국의 한 과학잡지 최신호가 보도했다.

뉴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이 나선형 로봇은 혈관에 삽입돼 환부를 찾아내고환부의 조직에 필요한 약을 투여하는 데는 물론 종양 속으로 뚫고 들어가 뜨거운 랜싯으로 종양을 파괴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일본 도후쿠(東北)대학의 이시야마 가즈시 교수는 길이가 8㎜, 지름이 1㎜도 안되는 자석(磁石)을 사용해 이같은 인체 혈관 유영(遊泳) 로봇을 설계했다.

전문가들은 이 로봇이 새로운 질병 치료수단으로 환영받으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인체 내의 정확한 환부에 치료제를 투여한다는 것은 새로운 수술 개념으로서 모든 종류의 복잡한 수술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들은 또 종양이 있는 곳을 겨냥해서 치료한다는 것은 뇌처럼 수술하기가 어려운 곳에 생긴 질환에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시야마 교수는 혈관 속에서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와, 혈관 속을 헤엄치다 조직을 뚫고 들어가는 장치를 설계해 시험한 결과 이 장치가 저절로 나선형으로돌며 20초 만에 두께 2㎝의 쇠고기 덩어리를 뚫고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나선형 장치가 초소형이기 때문에 보통의 피하 주사 바늘을 사용해 인체 내에 삽입될 수 있고 일단 체내에 들어가면 자기에 의해 인체 내를 순회하면서환부에 치료약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시야마 교수는 "3D 자장(磁場) 공급 시스템과 조종장치를 사용해 이 장치를어느 방향으로든 선회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가지 장치 가운데 하나는 극소형 금속 스파이크가 장착돼 필요할 때 가열한다음 암 조직을 파괴하는데 사용된다.

이시야마 교수는 자신이 금년 여름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개최되는 유럽 자기(磁氣)심포지엄에서 발표할 계획인 이 기술이 도뇨관(導尿管) 같은 표준 도구에 비해확실히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체 내의 단일 세포들을 조작하기 위하 초소형 로봇을 설계 중인 링코핑 대학의 에드윈 재거 교수는 만약 이 로봇이 혈관을 막으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다면서 이시야마 교수에 의해 개발된 로봇이 혈관 가운데 더 좁은 부분에서회전을 하기에는 그 길이가 너무 길다고 주의를 요망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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