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크라잉 넛 인디영화 도전

중앙일보

입력

가장 성공한 인디밴드 크라잉 넛. 초라한 모습으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그들은 지금 주류 밴드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한다. 그들이 이번엔 영화에 도전했다.

디지털 영화 '이소룡을 찾아랏' (강론 감독) 이 그것. 음악을 인디로 시작했듯 제작비 1억2천만을 들인 인디영화다. 그들은 왜 영화를 만들었을까.

제작을 맡은 드럭(크라잉 넛 소속사) 의 이석문 대표는 "인디 영화가 널리 알려진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 크라잉 넛을 통해 그 활로를 모색해 보려구요. 앞으로 이같은 인디 영화를 계속 만들 계획이구요" 라고 말했다.

무명이던 크라잉 넛을 널리 알린 그가 이번에는 인디 영화의 '부흥' 에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크라잉 넛 멤버들 역시 "하고 싶었던 작업이며 자신도 있다" 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9일 열린 공연을 겸한 시사회에는 8백여명의 팬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반응도 뜨거웠다. 올해 부천팬태스틱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올라 공식적으로 인정도 받은 셈이다. 9월에는 개봉관에서 선보인다.

영화의 내용은 동네에서 발생한 살인극의 범인을 찾아 크라잉넛 멤버들이 서울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것이지만 팬터지기법으로 이 시대 인간 군상들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더 주력한다.

다소 난해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영화 속에서 '말달리자' '서커스 매직 유랑단' 등이 울려퍼지자 시사회장 객석은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영화가 일반 관객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어낼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인디 밴드의 신화를 창조한 크라잉 넛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초저예산 영화는 물량 공세에 혈안이 된 충무로에 신선한 충격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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