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극장가] 생각 할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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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효과 빵빵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서부극 뺨치는 프랑스판 마카로니 웨스턴 등 재미 하나는 수준급인 영화들이 시작한다. 아, 물론 작품성이나 사회적 의미 같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봐서는 안되지만. 정반대로 심각하게 봐야할 코미디가 하나 있기도 하다.

◇ 특수효과로 부활한 '미이라2'

기대 이상의 흥행 덕택에 만들어진 속편. 더욱 많은 볼거리로 꽉꽉 채워졌다. 미이라들의 전투와 허공으로 치솟는 강물 등에서 화려한 특수효과의 절정을 보여준다.

전편의 두 주인공이 결혼해서 여덟살 짜리 아들이 있고 반은 사람이고 반은 전갈인 스콜피온 킹 등 새로운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모험은 가족이 또다시 이집트의 무덤을 뒤적이면서 시작된다. 그리곤 곧장 관객들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숨가쁜 속도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신나는 게임이라도 한 판 하듯 정신없이 화면을 쫓다가 영화가 끝나면 웬지 허무한 느낌이 들 정도. "남는 게 뭐야" 는 진지한 물음을 자주 던지는 편이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대신 장마철도 다가오는데 가벼운 오락거리로 괜찮지 않을까. 생각없이 그냥 즐기자.

◇ 프랑스 총잡이들의 활극 '토틀 웨스턴'

총알 날고 피 튀기고… 물불 안가리는 악당들과 이에 맞선 외로운 총잡이.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결투. 존 웨인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날리던 서부 영화 시대를 떠올리게 만든다. 아닌게 아니라 그 시절을 그리며 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조직 폭력단에게 쫓겨 시골마을로 숨어 들었던 남자가 이들 일당과 벌이는 프랑스판 서부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총소리가 멈추지 않고 다소 잔인할 정도로 리얼한 액션을 보여준다. 총과 칼, 수류탄까지 난무하고 눈뜨고 보기 힘든 고문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약간 모자란 듯한 악당들이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기도 하는데. 프랑스 영화 특유의 위트가 살아있는 결코 싸구려는 아닌 영화다. 물론 감독 나름대로의 교훈(?) 같은 것을 굳이 찾을 수도 있겠지만 신경쓰지 말자. 역시 생각은 하지 말자.

◇ 신랄한 자아 비판 '간장선생'

이번엔 꼭 생각하면서 봐야될 영화다. 비판을 하는 데도 레벨이 있다. 직설적으로 퍼부어 대는가 하면 은근슬쩍 비꼬며 뼈아프게 꼬집는 고단수가 있다. '간장 선생'은 후자다.

모든 환자에게 '간염' 처방을 내려 돌팔이 취급을 당하는 의사, 여자 때문에 공금을 빼돌리는 공무원, 술에 쪄든 승려, 창녀였던 간호사. 이들이 벌이는 과장되고 엉뚱한 행동들은 아무 생각없이 웃기에도 적당하다.

중요한 것은 2차 세계대전 패망 직전의 상황이라는 점. 감독은 별로 전쟁을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빌어 군국주의 시대 일본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다. 그저 웃기엔 심각한 내용이다.

참, 별건 아니지만 여기서 '간장'은 먹는 간장이 아니라 사람의 간장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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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예정작

'미이라2'

[동영상]'토틀 웨스턴'

'간장선생'

개봉예정 작품 전체 리스트

상영관 안내

◇현재 상영작

'15분'

[동영상] '아나토미'

'진주만'

'엑소시스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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