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홈런왕 탈환 `파란불'

중앙일보

입력

`라이언 킹' 이승엽(25.삼성)이 통쾌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왕 탈환에 파란불을 밝혔다.

이승엽은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4-3으로 뒤지던 6회말 2사 만루 볼카운트 2-3 상황에서 장문석의 6구째 공을 끌어당겨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시즌 16호 아치를 그리며 팀 7-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일 롯데전 이후 8경기만에 터진 이날 만루 홈런(개인 통산 4호)으로 이승엽은 홈런 더비 단독 선두인 호세(롯데)를 1개차로 바짝 따라 붙으며 지난 99년에 이어 홈런왕 재등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승엽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6차례와 7차례 담장을 넘겼으나 이달 들어 1일과 2일 롯데전에서 홈런 1개씩을 추가했을 뿐 이후 열흘이 넘도록 홈런포가 침묵을 지켰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는 이승엽이 최근 체력 소모가 많아지면서 지난 95년 경북고 재학시절 허리 부상 후유증이 재발하면서 홈런포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이승엽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외다리타법'이 상대 투수의 변화구에 취약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겨울 훈련 동안 타격폼 수정을 시도했다가 한차례 혼선을 겪었기에 슬럼프가 재현될 기미도 보였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날 개인통산 4번째의 만루 홈런 한방으로 이런 주위의 우려를 기우로 바꿔 놓았으며 앞으로 특유의 `몰아치기'를 이어갈 경우 홈런왕 달성에 대한 가능성도 더욱 높이게 됐다.

이승엽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 데 만루 상황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는 데 운이 좋았다"며 "이번 홈런으로 최근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대구=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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