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나는 일방주의자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나는 일방주의자 (Unilateralist)가 아닙니다"

유럽을 순방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3일 브뤼셀의 나토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동안 가슴 속에 품어 두었다가 기회가 오자 쏟아낸 항변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말은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사일 방어 (MD) 망 구축 등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에서 미국이 일방주의적인 접근방식을 취해 오지 않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최근 MD구축 반대 등 여러 정책을 놓고 불편한 관계에 놓인 유럽 지도자들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그는 "일방주의자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고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으며 (나처럼) 세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구하지도 않는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안들에 대해 기꺼이 상의할 준비가 돼 있는 자신은 일방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으로 MD 및 핵전력 감축을 추진하려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는 거듭 해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일방주의자는 또한 지금 미국이 하는 것과는 달리 나토의 역사와 책무,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나토를 전폭적으로 지원하지도 못할 것" 이라며 나토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국가들과 미국의 유대를 강조했다.

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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