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9층 높이 수퍼 방파제 가거도에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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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태풍의 ‘핫 코너’ 가거도항에 수퍼 방파제가 생긴다. 아파트 9층 높이(28m)의 콘트리트 구조물로 태풍에 맞서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9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에 2018년까지 수퍼 방파제를 만든다고 밝혔다. 국토 최서남단 섬인 가거도는 해마다 태풍 피해가 반복돼온 곳이다. 지난해 태풍 무이파와 올해 볼라벤으로 방파제 350m가 파손됐고, ‘사발이’로 불리는 방파제용 구조물 2500여 개가 유실되기도 했다.

 수퍼 방파제의 길이는 480m이며 총사업비는 2199억원에 이른다.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태풍까지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사업비가 애초 예상(1200억원대)보다 크게 늘었다. 수퍼 방파제의 핵심은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28m인 정육면체 구조물 ‘케이슨’이다. 케이슨은 목포에서 콘크리트 상자처럼 만든 후 바다에 띄워 가거도로 오게 된다. 이때 케이슨 내부는 비어 있는 상태다. 가거도로 옮겨진 케이슨은 파도가 없는 날을 택해 위치를 잡고, 빈 구조물 안에 모래 등을 채워 가라앉히게 된다. 모래 등이 모두 채워진 케이슨의 무게는 1만t에 이른다. 수퍼 방파제 480m 중 케이슨이 설치되는 구간은 388m로 모두 19개의 케이슨이 설치된다.

 방파제와 섬이 맞닿는 나머지 92m 구간은 수심이 낮아 케이슨을 설치할 수 없다. 대신 이 구간에는 100t 무게의 사발이 1330개가 설치된다. 현재 가거도항 방파제에 설치된 사발이(64t)보다 36t 무겁다. 김종실 농식품부 수산개발과장은 “수퍼 방파제가 생기면 볼라벤 같은 대형 태풍에도 끄떡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핫코너(Hot Corner)=야구에서 강한 타구가 많이 날아가는 3루 구간을 일컫는 용어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부근은 태풍이 강하게 지나가는 곳이라 ‘핫코너’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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