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펀딩’으로 극지 마라톤 그랜드슬램 꿈꾸는 대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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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고비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후 메달을 들고 있는 윤승철씨. [사진 동국대]

아프리카 사하라, 칠레 아타카마, 중국 고비…. 숨이 턱턱 막히는 이들 사막에서 마라톤을 마치고 남극 마라톤 참가를 위해 ‘소셜펀딩(Social Funding)’에 나선 당돌한 청년이 있다. 주인공은 동국대 문예창작과 3학년 윤승철(22)씨. 소셜펀딩은 소액 기부금을 모금받아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방법이다.

 윤씨는 대학 1학년이던 2008년 소설 소재를 찾다가 사막 마라톤을 알게 됐다. 마라토너들의 사진을 보는 순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막 마라톤은 6박7일 동안 250㎞를 달린다. 특히 5~6일째는 80~90㎞를 한숨도 자지 않고 달려야 한다. 강한 체력이 필수조건이다. 윤씨는 중학교 때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걸음이 크게 불편한 상태였다. 사막 마라톤 참가를 꿈꾸며 매일 5~10㎞를 뛰며 체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듬해 해병대에 입대, 2010년 제대한 그는 지난해 10월 사하라, 올 3월 아타카마, 6월 고비 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다. 오는 11월 남극 마라톤까지 완주하면 세계 최연소 극지 마라톤 그랜드 슬래머가 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남극 마라톤은 주로 배에서 숙식하며 경기를 치른다. 비용이 다른 사막 마라톤보다 4배쯤 더 든다. 총 1700여 만원의 경비는 그동안 윤씨를 후원해준 학교와 아웃도어업체에게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윤씨는 “비용 문제로 포기하려다 소셜펀딩에 희망을 걸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소셜펀딩사이트 펀듀(www.fundu.co.kr)에 ‘대학생 윤승철, 꿈을 안고 사막과 남극을 달립니다’란 프로젝트를 올렸다. 5일 만에 37명이 156만원을 후원한 상태다. 윤씨는 “후원자들의 이름을 마음에 품고 뛰겠다. 제 꿈을 함께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송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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