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즈 對 기타 선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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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인 제101회 US오픈(총상금 500만달러)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번 대회 역시 '타이거 우즈와 나머지 선수들의 대결'로 전망했다.

최근 우즈가 보이고 있는 기량이나 5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과 '진짜' 그랜드슬램 달성에 도전하는 우즈의 집념을 감안하면 그의 우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이들의 예측. 미국 언론은 아예 우즈의 타이틀 방어를 기정 사실로 보고 2위와 격차를 얼마나벌릴지에 관심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우즈는 악명높은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했을 뿐 아니라 공동 2위 어니 엘스(남아공),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를 무려 15타차로 꺾었다.

이런 우즈의 독주에 대해 선수들은 "우즈가 컨디션이 나쁘고 다른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일 때 붙어야만 우즈를 이길 수 있다"고 지레 겁을 먹고 있다.

메이저대회를 노려 컨디션을 조절하고 나서는 우즈를 메이저대회에서 꺾는 것은 보통 투어 대회보다 훨씬 어렵기 마련이다.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누군가 우즈를 꺾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나 다름없는 우즈 저지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우즈는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건 간단하다. 똑바로 잘 치고 퍼팅을 잘하면 된다"고 말해 깊은 러프와 단단한 그린으로 유명한 US오픈을 앞둔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 ESPN은 이번 대회에서 우즈의 우승을 저지할 첫번째 후보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꼽았다.

세계랭킹 7위에 불과하지만 US오픈 개최지인 서던힐스와 비슷한 코스에서 열린 콜로니얼에서 우승한 데다 '우즈 무섬증'이 없는 패기가 전문가들의 호감을 샀다.

가르시아 다음으로 꼽힌 선수 역시 이외의 인물인 톰 레먼(미국). 서던힐스에서 열린 96년 투어챔피언십 정상에 올랐을 뿐 아니라 까다로운 코스에서 열리는 US오픈대회에서 항상 상위권에 올랐다.

능숙한 아이언샷이 장기인 플레이 스타일이 US오픈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우즈, 가르시아, 레먼에 이어 우승후보 4위로 예상된 선수는 '흑진주' 비제이싱 (피지)으로 지난 3년동안 메이저대회에서 우즈를 꺾은 유일한 선수다.

5위에도 다소 이외인 중견 핼 서튼(미국)이 뽑혔다.

레먼처럼 아이언샷이 일품인 서튼은 '불독'이라는 별명답게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뚝심이 돋보인다.

ESPN은 이밖에 닉 프라이스, 어니 엘스(이상 남아공)를 우승 후보 6, 7위에 올려 놓았지만 언제나 우즈의 라이벌로 꼽히는 데이비드 듀발과 필 미켈슨(이상 미국)은 8, 9위로 미뤄놓았다.

세계랭킹 5위의 듀발이나 2위인 미켈슨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보인 실망스러운 플레이 때문에 우승후보 순위에서도 크게 밀려났다.

10위 역시 결정적인 기회를 자주 놓치는 탓에 성적이 떨어지는 데이비스 러브 3세가 올라와 있다.

ESPN은 이들 10명 이외에도 토마스 비욘(덴마크), 마크 캘커베키아, 스튜어트싱크, 짐 퓨릭, 존 휴스턴(이상 미국),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저스틴 레너드, 로코 미디어트(이상 미국), 예스퍼 파네빅(스웨덴), 데이비드 톰스(미국) 등의 순으로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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