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사회상 비교해 보는 만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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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의 사회상을 단편적으로나마 비교해볼 수 있는 아시아 만화전이 오는 21일부터 7월 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갤러리 제3전시장에서 열린다.

작품중에는 우선 개인정보통신의 발달로 다른 사람에게 종종 피해를 주기도 하는 휴대전화를 공교롭게도 여러 나라에서 소재로 다룬 것이 눈에 띈다.

일본의 모리타 겐지는 '무의 경지'라는 두 컷 짜리 만화에서 참선 수행자들이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리자 저마다 일제히 주머니를 뒤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인도의 마리오 드 미란다는 '선거와 정보기기'에서 TV로 후보의 연설을 방영하는 야외 유세장에서 유권자들이 연설은 듣지 않고 모두들 휴대전화 걸기에 바쁜 모습을 묘사했다.

한국은 김성환 화백이 '핸드폰 남발시대'에서 오케스트라 연주 도중 휴대전화가울리자 분노한 지휘자가 객석으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담았다.

경제적 상황도 공통 소재가 됐다. 일본의 '분노! 제로금리'(쿠사하라 다카오)는금리가 떨어져 밤잠을 못이루는 연금생활자를, 말레이시아의 '예전엔 작았었는데...'(랏)는 돈을 빌려줄 때는 곱상하고 착하기만 하던 일본인이 돈을 받으러 올 때는 우악스럽고 위협적인 스모 선수로 변한 모습을 그렸다.

한국은 '거지도 자가용으로 영업'(김성환)에서 교통정체로 차량들이 거의 서 있다시피한 도로에서 자가용을 타고 구걸하는 걸인을 그림으로써 거품 경제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다뤘다.

이들 작품은 세종문화회관 전시가 끝나면 7월 6-12일에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로, 8월 6-17일에는 제주도로 옮겨 열린다.

오는 8월중 정식 개관을 앞둔 일본국제교류기금의 해외사무소인 서울문화센터의개관 기념으로 마련되는 전시회다. ☎ 2122-2820(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서울=연합뉴스) 김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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