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는 실제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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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현상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이는 주로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6일 발표됐다.

이런 연구 결과는 국제 온실가스 규제협약인 도쿄의정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이후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다음 주 유럽 방문길에 오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 백악관이 지구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올초 NAS 회원 7명 등 모두 11명으로구성한 위원회는 최종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세기에 지표면의 온도는 섭씨 0.6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지구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면서 빙하 침하, 북극의 얼음 희석, 해수면 상승, 철새들의 조기 도래 등의 현상이 동반됐다고 총 24쪽짜리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가속된다는 점을 가정할 때 21세기말이 되면 지표면의 온도는 섭씨 1.4-5.8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현재 그리고 장기적으로 내려진 미국의 정책결정은 금세기말에가면 인류와 생태계에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 위원장을 맡은 노벨상 수상자 랠프 치체로니 캘리포니아대학장은 현대 과학은 온실가스가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물론 인간활동이 지구표면 온도를 얼마나 정확히 상승시키는 지는 잘 모르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부시 대통령에게 외교적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97년 제정된 교토의정서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37개 선진국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결정했지만 중국, 인도와 같은 거대 개발도상국을 포함시키지 않아 미국에는 공정하지 않다면서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가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교토의정서 탈퇴는 미국 환경정책당국의 최종 입장이 아니라고 한발짝 물러섰다.

라이스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고위급실무그룹을 두고 있다며, 따라서 기후변화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현재진행형이며 부시 대통령도 문제의 심각성에 관해 대화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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