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심장세포 자연재생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금까지의 의학이론과는 달리 손상된 심장이 완전히 새로운 심근세포를 자라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수리하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의과대학의 피에로 앤버사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환자의 심장을 검사한결과 심장의 2개 부위에서 새로운 심근세포가 다량 형성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심장이 손상된 심근세포를 새로운 심근세포로 대체하는 능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심장은 피부와 뼈 같은 신체의 다른 부분과는 달리 새로운 심장세포를형성하지 못하며 따라서 심장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앤버사 박사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4-12일만에 사망한 환자 13명과 다른 질병이나 부상으로 사망한 10명의 심장을 검시를 통해 비교분석했다.

심장은 손상된 곳 바로 옆의 부위와 손상된 곳에서 다소 떨어진 부위 등 두 곳을 집중적으로 검사해 세포가 분열할 때 나타나는 단백질이 있는지를 관찰했다. 이단백질이 있으면 세포분열이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그 결과 심장마비 사망자 심장의 경우 정상인 심장에 비해 손상된 곳 옆의 부위에서는 증식된 심근세포의 수가 70배, 손상된 곳으로 부터 좀 떨어진 부위에서는 25배나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앤버사 박사는 이는 심근세포가 재생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손상된 곳의 수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다음의 연구과제는 손상된 심장부위에 심근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자란 심근세포는 기존의 심근세포에서 나왔거나 아니면 줄기세포라고 불리는 심장의 원시세포로 부터 전환되었을 것이라고 앰버사 박사는 말했다.

앤버사 박사는 뇌도 한 때 줄기세포가 없으며 재생 능력이 없다고 생각되었지만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하고 확증은 없지만 심장도 마찬가지일것으로 믿어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심장학회 회장인 존스 홉킨스대학 의과대학의 에두아르도 마르반박사는 "심장마비 치료에 완전히 새로운 전망을 열어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국립노화연구소의 데이비드 핀켈스타인 박사는 전에는 몰랐으나 이제는 심근세포가 분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심근세포의 분열을 작동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매우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