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기업 적대적 M&A 자유로워 질 듯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과 의회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기업관련 법률을 2006년까지 개정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U 15개 회원국 정부와 유럽의회는 유럽 기업들이 지금까지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 주식을 경쟁사에 멋대로 팔아치우는 등 'M&A 독약조항' 을 대부분 금지시키고, 경영자보다 주주들의 권리를 크게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키로 했다.

EU는 이를 통해 ▶유럽의 외자유치가 활성화하고 ▶유럽 기업간 투자장벽이 제거되며 ▶소액주주의 권리가 대폭 강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한 기업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전 유럽의 M&A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 이며 "이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유럽 기업이 등장할 수 있을 것" 으로 전망했다.

기업 인수합병법안은 6백26명의 유럽의회 멤버 전원이 관련법을 놓고 오는 7월 표결에 들어갈 예정인데, 반대의사를 밝힌 독일을 제외하면 각국 유럽 정부는 이 법안의 통과를 사실상 승인한 상태라 통과가 확실시된다.

전문가들은 이 법률안이 통과되면 15개 EU국가의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업 본래의 목표에 보다 충실하도록 만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비해 저조했던 유럽기업의 M&A도 대폭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6년간 유럽기업의 인수합병은 1만1천6백개, 2조7천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2만5천8백개 기업의 5조달러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유럽기업들은 경영자가 주식처분.타기업과의 제휴 등에 전권을 행사하면서 적대적 M&A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했다.

이정재 기자 jjy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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