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박사의 '아시아 신경제' 진단

중앙일보

입력

앨빈 토플러 박사가 진단한 아시아에서의 신경제의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일본에 대해서는 "신경제로의 변신 노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금융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개혁, 과도한 수출 의존도 낮추기, 중단 없는 제3의 물결로의 전환 노력 등이 없었다" 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디지털 게임과 같은 분야를 제외하고는 신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기업가 정신과 벤처투자를 장려하고 수직적인 기업구조를 수평화함으로써 혁신을 촉진한 반면, 일본은 대기업이 참여한 대규모의 수직적인 정부 지원의 컨소시엄을 선호했다. 이와 같은 전략은 대부분 실패했다는 것이 토플러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일본이 정치적 무능과 경제적 슬럼프에 빠져 있는 동안 한국이 변화하고자 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도 변신의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대만이나 인도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대만의 경우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컴퓨터를 값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무선통신 관련 기기 생산에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 대만 정보통신부는 2003년까지 대만에서 디자인되거나 생산되는 제품은 1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는 '소프트웨어' 라는 한마디로 축약된다. 높은 교육수준과 숙달된 영어를 활용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많은 정보기술 전문가가 해외에서 일하는가 하면, 경제가 호전되면서 상당한 자본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인도로 다시 돌아와 IT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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