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지 논문 기고 박충모 박사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국제 생명공학 개발경쟁에서 우리나라가 파고들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식물입니다. "

최근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 최정상 학술지인 셀(Cell)에 국내에서 두번째로 논문을 실은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 박충모(44.사진)박사는 "식물 분야가 생명공학 틈새시장" 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개척할 분야가 많고 파급효과도 크다는 것.

"동물 분야는 선진국의 기술력이 선점하고 있고, 연구비나 연구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식물 분야에서는 식물이 생산해내는 2차 대사 산물의 수가 셀 수 없을 정도고, 그 중에는 유용한 물질도 많기 때문에 우리 기술력으로도 접근할 만한 분야가 많다" 고 말했다.

니코틴이나 카페인 등도 식물의 2차 대사 산물. 이런 물질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유전자변형(GMO) 식물 문제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朴박사는 내다봤다.

이를테면 카페인이 많이 나오는 커피나무를 개발하는 것은 인류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의학이 발달했고 약용 식물도 많아 국제적으로 식물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돼 있다는 것.

朴박사가 정부와 생명공학계에 바라는 것은 '선택과 집중' 이다. 그는 "연구비와 과학자가 선진국에 비해 적기 때문에 특정 분야 기술개발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고 말했다.

"식물 연구는 기초기술이 많고 상업적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7~8년이 걸린다. 한개의 연구과제를 주면서 당장 돈을 벌어오라고 하면 기술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 朴박사는 식물 연구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원해 주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강조했다.

박방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