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캐프리아티, 11년만에 4강

중앙일보

입력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우승으로 재기에 성공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가 11년만에 프랑스오픈(총상금 1천만달러) 4강에 올랐다.

4번시드 캐프리아티는 6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8강전에서 65개의 실책을 저지른 6번시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2-1(6-2 5-7 6-2)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캐프리아티는 지난 90년 14살의 나이로 이 대회 4강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뒤 무려 11년만에 다시 롤랑가로의 '톱4'에 이름을 올렸다.

캐프리아티는 안정된 스트로크로 첫 세트를 일방적으로 따냈으나 게임스코어 5-3까지 리드하던 2세트에서 더블폴트를 남발하고 오히려 5-7로 역전당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첫 세트부터 범실이 잦았던 윌리엄스가 3세트 들어서는 더욱 많은 범실로 자멸한 덕에 캐프리아티는 6-2로 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리를 확정지은 뒤 하늘을 향해 주먹을 불끈쥐고 관중들에게 기쁨의 키스 세례를 보낸 캐프리아티는 "모든 어려움을 뚫고 여기까지 와 행복하다"고 말했다.

캐프리아티는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를 2-0(6-1 6-4)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오른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메이저대회 8강에 난생 처음 오른 세계랭킹 51위 스키아보네를 연습경기하듯 가볍게 따돌린 힝기스는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는 모두 한번 이상씩 정상에 올랐지만 이대회에서는 4강에 두번 오른 것이 고작일 만큼 인연이 없었다.

벨기에 10대 소녀들의 돌풍도 계속됐다.

14번시드인 유스티네 헤닌은 무명에 가까운 리나 크라스노루츠카야(러시아)를단 50분만에 2-0(6-1 6-2)으로 완파하고 프로 데뷔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12번시드 킴 클리스터스도 페트라 만둘라(헝가리)에 단 4게임만 내주며 2-0(6-16-3) 완승을 거둬 준결승에서 헤닌과 결승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을 거치게됐다.

남자단식 톱시드인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도 8강전에서 96년 챔피언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를 3-1(6-1 3-6 7-6 6-4)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1세트를 1게임만 내주며 20분만에 가볍게 따낸 쿠에르텐은 이후 강력한 포어핸드 스트로크에 이은 발리로 맞선 카펠니코프에 3-6으로 2세트를 내줬다.

쿠에르텐은 백핸드 스트로크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으로 승부처였던 3세트 타이브레이크 게임을 따냈고 4세트에서는 카펠니코프가 범실로 무너지는 틈을 타 3-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97년과 지난해 대회 우승자인 쿠에르텐은 이로써 대회 2연패와 통산 3회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쿠에르텐은 올시즌 ATP투어 최다승(4회 우승)에 빛나는 강력한 우승 후보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4번시드인 페레로는 이날 준준결승에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강호인 6번시드 레이튼 휴이트(호주)를 3-0(6-4 6-2 6-1)로 쉽게 제압했다. (파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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