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의 소곤소곤 연예가] 가수 캔, 건강 적신호 이유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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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얼마 전 남성듀오 캔이 당분간 활동을 접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새 앨범 발표한지 불과 두어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너무 많은 스케줄 때문에 두 남자의 건강신호등에 적색 불이 켜진 것. 도대체 그들의 하루 일과가 어땠길래.

"스케줄이 제일 많을 땐 하루에 13개까지 있었어요. 새벽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강행군이죠. 밥 먹을 시간은 꿈도 못 꿔요. 그냥 빈 속 허기 때우기가 다반사인데 이젠 김밥.햄버거만 보면 신물이 올라와요. 마라톤 선수가 탄수화물을 꼭 섭취해야 하는 것처럼 저희도 라이브를 하려면 반드시 밥을 먹어줘야 하거든요. 아마 저희 팀이 달리는 차안에서 김치찌개 먹기 1위일걸요?"

보글보글 갓 끓인 것이 아닌 도시락 포장 된 김치찌개라는데. 흔들리는 차안에서 찌개 백반 먹는 캔의 비법은 다음과 같다. 찌개 안에 밥을 몽땅 말아 넣고 다른 반찬 필요 없이 국밥처럼 단 3분 안에 한 그릇 뚝딱 비워내는 것. 마치 전투에 나간 병사들처럼 하루하루 긴장 속에 살다보니 단단히 탈이 날만도 하다.

"심지어 남들에겐 약이 되는 보양식도 저희에겐 독이 되더라고요. 삼계탕을 먹더라도 언제 또 먹을지 모른다는 피해의식.보상심리 때문에 무조건 폭식을 하니까요. 어디 밥만 그러나요? 술도 잠 잘 시간이 서 너 시간 밖에 안될 때 깊이 푹 자려고 짧은 시간에 많이 마셔요. 도저히 몸이 이겨내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술.담배보다 건강에 더 나쁜 것이 스트레스예요."

가장 원초적인 수면과 끼니가 해결되지 않으니 스트레스도 차곡차곡 누적될 수밖에. 2년 전, 배기성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간 기능이 악화돼 활동 중 쓰러졌던 경험도 있기에 이종원은 배기성의 잠든 얼굴빛만 봐도 건강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서로에게 완벽한 음악의 반쪽이 되어 주는 이들에게 이제는 정녕 인생의 반쪽이 필요하지 않을까.

"일 끝나고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가면 편안하게 팔베개 해주는 아내를 꿈꾸죠. 짜릿한 이성보다 푸근한 모성이 느껴지는 그런 여자 어디 없나요?"

짧은 휴식 끝에 사랑도, 건강도 모두 찾을 수 있기를. 조만간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속이 꽉 찬 캔을 기대해보자.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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