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킬러' 오상민, 명성 입증

중앙일보

입력

SK 좌완 투수 오상민이 LG `킬러'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오상민은 5일 LG전에 팀이 4-2로 앞선 7회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구원 등판, 3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 팀의 8-2 승리를 지켜내며 2세이브째를 올렸다.

프로 5년차 투수인 오상민은 올시즌 중간 계투로만 나서고 있는 `보통 투수'지만 지난달 26일 LG전에서 8이닝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구원승을 챙기는 등 LG 앞에만 서면 `특급 투수'로 돌변한다.

지난 시즌까지 거둔 13승중 LG전에서만 10승을 챙겼던 오상민은 올시즌에도 3경기에 출장해 11이닝동안 안타를 4개만 내주고 1실점, 방어율 0.818을 기록하며 1승1세이브를 올리며 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상민이 LG에게 유독 강한 이유는 현재 LG 사령탑으로 있는 김성근감독의 공(?)이 크다.

쌍방울 감독 시절이던 96년 김 감독은 당시 신인이었던 오상민의 투구폼을 바로 잡아주며 남다른 정성을 쏟아 99년까지는 이병규와 김재현 등 좌타자가 즐비한 LG를 상대로 좌완 오상민을 투입시켜 `재미'를 봤다.

이날도 7회 2사 2.3루 상황에서 역전 주자인 유지현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최근 LG에서 가장 좋은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좌타자 이병규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좌타자에 대해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오상민은 "최근 컨디션이 좋아서일 뿐 LG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며"은사인 김성근 감독에게 자꾸 죄를 짓는 것같아 죄송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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