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최대 253만원 공격적 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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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방침에 발맞춰 특별 할인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1일 “연말까지 출고될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제외하고 차종별로 10만∼150만원의 추가 할인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할인 폭은 출고 후 5년 이상이 지난 노후차량 보조금과 자체 판촉프로그램 분을 합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세금 인하분은 차종에 따라 21만∼257만원이다. 업계 1위인 현대·기아차가 공세적인 할인 전략을 내걸면서 다른 업체들도 일정 부분 할인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또 다른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할인폭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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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까지 이어진 노조 파업과 불경기의 여파로 지난달 현대차가 국내에서 판 자동차는 3만59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나 줄어드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며 “기왕에 정부가 세제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든 만큼 회사도 꺼져가는 내수 시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에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할인폭이 가장 큰 차종은 현대차의 i40와 기아차의 K9이다. i40는 세금인하분(46만~58만원)과 특별판촉비(150만원)를 합쳐 대당 196만~208만원가량 할인해 준다. 할인폭은 할인 전 구매가(대당 2525만~3155만원)의 최대 7.8%에 육박한다. 52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들여 올 5월 출시한 기아차의 K9은 세금인하분(93만~153만원)과 특별판촉비(100만원)를 합쳐 대당 193만~253만원을 깎아준다.

  스테디셀러인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K5는 세금 인하 분(37만~55만원)과 노후차 보조금(30만원)을 보태 67만~85만원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그랜저·제네시스·에쿠스·싼타페, 기아차의 쏘렌토R 등 인기차종은 세금 인하분을 제외하고 별도의 할인조건을 내걸지 않아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차들만 깎아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수입차 업체들도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한 판매가격을 속속 내놓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번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로 차종별로 평균 1.5%가량(약 140만원)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판매가가 4250만원인 B200CDI(BlueEFFICIENCY Premium)는 40만원, 판매가가 2억8960만원인 SLS AMG는 410만원씩 값을 내리게 됐다. BMW는 현재 모델별 인하 가격을 산정하는 중이다. BMW 3시리즈는 60만~70만원, 5시리즈는 70만~140만원, 7시리즈는 140만~200만원가량이 각각 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요타는 11일부터 국내에서 팔리는 모든 차량의 판매 가격에 세금인하분을 반영하기로 했다. 도요타 브랜드는 최고 50만원, 렉서스는 최고 190만원까지 내렸다. 세금인하에 따라 3390만원이던 캠리 가격은 3350만원 싸지고, 럭셔리 세단인 렉서스GS450h는 8150만원에서 8060만원으로 90만원가량 저렴해진다.

 포드도 이날부터 포드·링컨 전 모델에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판매가를 최고 70만원 내리기로 했다. 모델별로 구체적 할인 폭은 산정 중이다. 미쓰비시는 차종별로 50만원(랜서·RVR 2WD·RVR 4WD)~90만원(파제로)의 할인혜택을 준다.

개별소비세

특정한 물품이나 용역의 소비에 대해 세율을 달리해 부과하는 소비세다. 고소득층의 낭비와 사치생활을 억제하기 위해 부과하며 환경오염방지 및 소득재분배 기능도 수행한다. 과세 대상은 사치성 품목, 소비 억제 품목, 고급 내구성 소비재, 고급 오락시설 또는 그 이용 등이다. 세율은 대상에 5~20%의 차등세율을 적용한다. 경마장과 골프장, 경륜·경정장 이용 시에도 장소에 따라 세율을 달리해 개별소비세를 매긴다. 납세의무자는 특정한 과세물품을 제조하거나 반출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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