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 대타' 송진우 끝내기 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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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송진우!"

3일 대전 한화-LG전에서 7 - 7 동점을 이룬 9회말 1사 2, 3루. 한화 이광환 감독은 투수 송진우(35)를 대타로 기용했다. 이날 타자 엔트리 15명을 모두 써버려 투수 워렌이 타석에 들어서야 할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그나마 송진우가 믿을 만한 '타자' 였다. 송진우는 아마추어 시절 "동국대 야구부 역사상 가장 큰 홈런을 때린 타자는 김성한.한대화도 아닌 송진우" 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타격에 자질을 보였으나 프로에서는 13년 동안 3타수 무안타가 전부였다.

초구와 2구는 모두 헛스윙. 마운드의 신윤호(LG)는 삼진을 노리고 정면 승부를 걸었다. 1백44㎞의 직구. 송진우의 방망이가 기다렸다는 듯 날카롭게 돌아갔다. 극적인 끝내기 우전안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투수가 대타로 기용돼 끝내기 안타를 때리는 순간이었다.

1985년 7월 27일 당시 MBC 청룡의 투수이던 김재박(현 현대감독)이 끝내기 안타를 때린 적은 있지만 투수가 대타로 기용돼 끝내기 안타를 때린 것은 처음이다.

송진우는 "벤치에서 번트를 대라고 했지만 볼이 워낙 빨라 도저히 번트는 못대겠다고 했다. 안타를 때려 다행" 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송진우의 끝내기 안타로 LG에 8 - 7로 승리, 해태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롯데 손민한은 부산 삼성전에서 시즌 7승째를 올려 다승부문 단독 선두로 나섰다. 롯데는 손민한이 호투하고 오랜만에 타선이 폭발해 11 - 5로 승리, 3연패에서 벗어났다.

현대는 잠실에서 필립스.심정수가 홈런 2개씩을 터뜨려 두산을 11 - 5로 제압하며 삼성을 0.5게임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SK는 인천에서 해태를 5 - 4로 누르고 6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편 이승엽(삼성)은 2일 롯데와의 사직 경기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기록, 호세(롯데)와 홈런부문 공동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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