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달라진 LG 중반기 돌풍의 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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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의 태풍이냐 90년 대반전의 예고편이냐' 신임 김성근 감독대행이 이끄는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

LG는 2일까지 18승3무30패(승률 0.375)로 여전히 최하위이지만 최근 4연승(무승부경기 제외)가도를 달리며 승패의 간격을 좁히고 있는데다 지난달 16일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 받은 이후 9승2무5패로 승률 5할을 넘겼다.

시즌 초반 마운드 붕괴와 주력타자들의 무기력 속에 줄곧 최하위에 머문 LG지만 최근 기세는 지난 90년 초반 하위권을 맴돌다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치고 올라간 `기적'을 연상케하고 있다.

LG의 오름세는 김성근 감독대행이 추구하는 철저한 실력 위주의 선수기용과 정신력의 야구가 LG에 성공적으로 정착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올시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영원한 유망주' 신윤호와 만년 백업포수 최동수의 `비상'은 사실 김 감독대행이 2군감독으로 부임한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 온 작품. 신윤호는 5승3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마무리투수로, 최동수(타율 0.302)는 필요할때 한방을 터뜨리는 오른손 해결사로 자리하면서 팀의 사기에 불을 붙였다.

두 늦깎이 스타들이 지핀 불길은 양준혁, 김재현, 이병규 등 그간 무기력했던 스타급들에게로 옮겨 붙었고 한동안 2할대로 내려갔던 이들의 타율은 각각 0.315, 0.329, 0.320으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타선의 집중력도 눈에 띄게 좋아져 29, 31일 해태전서 연속 역전승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1일 한화 전에서는 7점차를 야금야금 추격해 무승부를 만들었고 2일 경기에서도 4-5로 뒤진 8회에 대거 9점을 뽑아내며 13-5로 경기를 뒤집었다.

앞으로 LG가 당면과제인 중위권 도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어율 6.48의 투수진의 정상화가 관건. LG는 신윤호가 지키는 마무리와 최창호, 차명석, 경헌호 등이 안정을 찾아가는중간계투진에 비해 아직 정상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선발진을 하루 빨리제 궤도에 올리는 것이 숙제가 됐다.

김성근 감독대행은 "갈수록 선수들이 내 스타일에 적응해가고 있다"며 "올스타전까지 4강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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