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몸값 저울질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어디 한번 비교해보자."

'코리아특급' 박찬호가 이번엔 콜로라도 로키스의 에이스 마이크 햄튼과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26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 웨이드 밀러가 '한창 떠오르는 중'이었다면 햄튼은 이미 '중천에 떠 있는 태양'이다.

지난해 뉴욕 메츠를 월드시리즈로 견인하더니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콜로라도 덴버를 제 발로 찾아 갔다.

물론 위험부담이 큰 만큼 보상도 후해 8년간 1억2,1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연봉을 받아 다저스 에이스 케빈 브라운을 제치고 투수중 최고 연봉 선수가 됐다.

특히 박에게 이번 승부가 각별한 이유는 연봉협상을 앞둔 지난 겨울 박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비교한 선수가 바로 햄튼이기 때문.

보라스는 햄튼이 받는 이상을 박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시즌이 끝난 후 자유계약선수가 된 후에도 박의 비교 대상은 새로운 최고 연봉액 선수가 시즌 중 생기지 않는 한 , 햄튼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경기는 박에게 '내가 햄튼보다 적게 받을 이유가 없다'라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올시즌 성적은 7승 1패, 방어율 2.45의 햄튼이 5승 4패, 방어율 2.95의 박을 앞선다.

그러나 타자를 압도하는 호쾌한 투구내용은 박이 앞선다. 탈삼진이 75개와 38개로 박이 압도적이고 피안타율 역시 2할2리와 2할6푼4리로 박이 월등하다.

단지 햄튼만 나오면 봇물이 터지듯 힘이 생기는 콜로라도 타선이 문제다.

햄튼이 9이닝당 평균 득점지원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8.96인데 비해 박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55명가운데 50위인 3.44에 불과하다.

햄튼이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채 여유있는 경기를 벌인 반면 박은 모든 경기를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벌여왔다.

그러나 부담이 큰 만큼 박에게 보장된 대가도 크다. 햄튼을 상대로, 또 햄튼만 나오면 뜨거워지는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로 좋은 승부를 펼친다면 그 만큼 주가는 오르게 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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