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영(沈鉉榮)사장이 이끄는 현대건설의 행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사장 취임(21일) 이후 열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첫출근했던 날(2일)로부터 거의 한달이 지난 沈사장은 경영정상화에 나름대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沈사장은 취임 당일날 전 임직원들에게 밀린 3월분 상여금(1백%)을 지급했다.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첫 조치였다.
沈사장은 이와함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신이 직접 차를 몰아 출퇴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본부장급 임원들에게도 자가운전을 당부했다.
직원들은 "출자전환도 확정된 마당에 사장이 앞장서 검소한 자세를 보이니 이제야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것 같다" 고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임직원들이 沈사장에게 박수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인사와 관련한 반응이 민감하게 나타나고 있다.
沈사장은 지난 25일 8개 사업본부장을 임명하면서 토목사업.국내영업.관리본부장을 외부에서 데려왔다. 또 사장특별보좌역 5개 자리를 김광명 전 해외담당 사장 등 오랫동안 회사를 떠나있던 원로급으로 채웠다.
그동안 자문역이 있긴 했지만 한 두명이었고 대부분 자리만 있는 '예우'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임명된 특별보좌역은 성격이 다르다. 담당할 사업영역이 따로 있으며, 결재권까지 가진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여기에다 沈사장이 현대산업개발 사장 당시 함께 일했던 L씨 등 전무 이상 임원 4명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사급 이상 임원 76명은 일괄 사표를 내놓고 31일로 예정된 沈사장의 '처분' 을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직슬림화로 있는 사람들도 그만둬야 할 처지에 외부에서 사람들을 대거 모셔다 놓는 인사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 거나 "젊은 피의 과감한 수혈을 통해 분위기를 바꿔놓으려면 내부승진을 통한 인사쇄신이 바람직하다" 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沈사장은 "앞으로 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외부인사 영입에 적극 나서겠다" 고 말했다. 기획실 관계자는 "보좌역은 현재의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연말까지만 운용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2조9천억원을 쏟아부을 채권단의 시각은 대체로 "좀 더 기다려보자" 는 것이다.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벌써 沈사장체제를 평가한다는 것은 이르다" 며 "권한과 책임을 완전히 주기로 하고 영입한만큼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沈사장이 현대건설을 맡은지 사실상 한달이 지났는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복안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고 아쉬움을 표했다.
황성근.김원배 기자 hs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