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인수제안서에 담긴 내용에 관심쏠려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30일 오후 대우차매각사무국과 채권단에 제출한 인수제안서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안서는 앞으로 진행될 대우차 매각협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있으나 양측 협상 당사자가 비밀에 부치겠다고 공언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인수제안서는 본격 인수 협상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와 협상 조건을 제시,매각 협상의 기본 자료가 된다.

따라서 GM이 지난해 10월 선언적인 대우차 인수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제출한 인수의향서(LOI)와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이성근 산업은행 이사는 29일 GM과의 대우차 매각협상 공식 개시발표에서 "GM이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 이번주말까지 인수제안서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이번주말이나 다음주 중 제3국에서 본격협상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GM이 제출한 인수제안서에는 인수가격, 인수대상, 협상일정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인수대상에 포함되는 지 여부다.

부평공장이 인수대상에 포함되면 대우자동차 채권단이 고수하고 있는 `일괄매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부평공장이 빠질 경우 앞으로 진행할 협상에서 이에 상응한 조건이 나와야 하는 만큼 험난한 협상과정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평공장이 마치 매각대상 리스트에서 `애물단지' 처럼 비쳐지고 있으나 채권단에서는 부평공장의 생산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인수제안서에의 포함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GM측이 대우차의 기업가치를 제외한 19조원에 이르는 금융부채 대부분을 탕감받고 인수자금은 주로 신규 운영자금으로 쓰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인수가격은 신설법인 설립후 일부 지분을 제공하는 방식 등 어떤 경우라도 턱 없이 낮은 가격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협상에서 채권단이 가능한 한 많은 현금을 받을 수있도록 협상을 끌어가겠지만 일괄매각을 성사시키는 대신 현금은 거의 받지 못하는것으로 협상이 마무리 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인수협상 일정은 제3국에서 다음달중순까지 본격 협상을 진행, 양해각서(MOU)를체결한 다음 1-2개월간 정밀실사를 거쳐 빠르면 8월말, 늦어도 9월초까지는 본 계약을 체결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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