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동기식IMT 사업진로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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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의 동기식 IMT-2000사업 참여여부가 기로에 섬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가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의 주도권 향방 등 판도변화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신윤식(申允植) 하나로통신 사장은 30일 오전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LG텔레콤 주도의 동기식IMT-2000 컨소시엄에 상임이사 부사장 1명과 비상임 이사 2명을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하나로통신은 더 나아가 신 사장의 양 장관 면담직후 이종명 전무를 통해 LG텔레콤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동기식IMT사업 현안으로 ▲컨소시엄의 법인화 여부 ▲컨소시엄 구성 주도권 ▲사업계획서 작성 주체 ▲경영협력 등 4개항을 제시하고 쟁점화를 시도했다.

이 전무는 LG측이 컨소시엄의 법인화 과정없이 사전에 컨소시엄을 합병할 계획인 반면 하나로통신측은 컨소시엄의 법인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LG측은 독자적으로 추진중인 컨소시엄에 하나로통신 주도의 기존 cdma2000그랜드컨소시엄을 참여시키되 각사가 개별적으로 참여토록 하고 있으나 하나로통신측은 반대로 기존 cdma2000그랜드 컨소시엄에 LG텔레콤이 20∼30%의 대주주 자격으로 참여하라고 맞서고 있다.

정통부에 제출할 동기식 IMT 사업계획서도 양측은 각각 별도로 작성했으며, 자사가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채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경영권과 관련, 하나로통신측은 상임이사 부사장 1명과 비상임이사 2명을 보장하라면서 공동경영을 요구하는 반면 LG측은 하나로통신측이 주주자격으로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LG텔레콤이 지난 22일부터 동기식IMT-2000 컨소시엄 참여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30일 현재 400여개사를 넘었고,이중에는 대기업이 20여개사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미 대세는 LG쪽으로 기울고 있는 양상이다.

하나로통신은 양 장관과의 면담 전만해도 마치 최후의 담판을 통해 동기식IMT사업의 참여여부에 대해 금방이라도 결론을 내릴 듯한 모습을 취했으나 면담직후에는 최종 결론보다는 새로운 쟁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는 하나로통신이 LG텔레콤과의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기세 싸움에서 벗어나 논리적 공방쪽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IMT사업에 대한 하나로통신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이 전무는 "앞으로 LG텔레콤과 협상에 나서 절충안을 찾을 것"이라며 최종 결론을 유보하고 있음을 밝힌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LG측은 "하나로통신의 주장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하나로통신의 요구사항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하나로통신이 신 사장의 양 장관 면담을 계기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제시, 시간을 벌면서 동기식IMT사업 포기보다는 추후 컨소시엄에서 영향력을최대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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