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타이거즈 세계 명문으로 키우겠다"

중앙일보

입력

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30일 프로야구 해태타이거즈 구단을 인수한 뒤 세계적 구단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고재유 광주시장과 만나 "회사홍보 등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야구단 인수를 결심했다"며 "인수하게되면 호남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세계적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최근 호남지역에서 기아차 수요가 늘고 있어 지역민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다 해태구단 인수를 검토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도 야구를 좋아하는데다 사업 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하게 되면 광주연고를 유지하고 구단명칭은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타이거즈를 그대로 사용해 '기아 타이거즈' 또는 '타이거즈 기아'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고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타이거즈 인수방침을 공식화하고 광주시가 야구단 운영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고 시장은 "현대가 기아를 인수할 당시 6만여대에 불과하던 광주공장의 생산량이 현재 20만대에 이르고 있고 앞으로 30만대까지 증산하는 등 광주경제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야구단을 인수할 경우 최대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고 시장은 "기아가 타이거즈를 인수할 경우 당장 6억여원을 투자해 무등경기장야구장 시설보수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현재 조례를 통해 2003년까지 무상임대가 결정된 경기장 사용료의 면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고 시장은 또 관객들이 야구장을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시설과 운영면에서 협조를 아끼지 않고 기아차 지원을 위해 시민단체나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기아차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이날 야구단 인수를 공식화하고 광주시가 적극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기아의 해태 타이거즈 인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 회장은 2010 세계박람회 중앙유치위 위원장 자격으로 이날 여수에서 열리는 `바다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앞서 광주를 방문했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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