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약물 안 듣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 시술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길병원 심장센터는 심혈관질환 분야에서 최신 의술을 선도하고 있다. 심장판막 환자에겐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시술한다. 흉부 절개에 따른 출혈과 합병증 위험을 줄였다.

 또 심장내과와 흉부외과에선 대동맥류와 대동맥혈관 박리증 같은 대동맥질환 치료에 기존 수술 이외에 그래프트 스텐트(Graft stent)를 적용하고 있다. 늘어난 혈관 대동맥류에 스텐트를 삽입해 늘어난 주머니로 혈류가 흐르지 않도록 하는 최신 시술법이다.

 특히 심장내과 전문의인 안태훈 센터장(사진)과 강웅철 교수는 지난 4월 고주파를 이용해 신장 신경을 절단하는 방법으로 고혈압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시술에 성공했다.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 중 하나다.

 안 센터장은 “이 시술은 4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데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게 적용한다”며 “사타구니나 허벅지를 미세하게 절개한 후 고주파열을 쏘는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신경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 외벽은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인 ‘레닌’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이곳에 고주파 열에너지를 전달해 교감신경을 차단해 혈압강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시술법은 안태훈 센터장이 이끄는 혈관중재술학회(VIS)가 개최하는 심포지엄 ‘ENCORE SEOUL 2011’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이후 약물로 치료하기 힘든 난치성 고혈압 환자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길병원이 주도해 매년 열리고 있는 ENCORE SEOUL 심포지엄에선 국내·외 심장내과·혈관외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 등 전문의가 참여해 최신 혈관중재시술을 논의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