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폰·도코모 "이동통신 세계최강 가리자"

중앙일보

입력

세계 이동통신 업계의 두 공룡 영국 보다폰(http://www.vodafone.com)과

일본 NTT도코모(http://www.nttdocomo.co.jp)의 영토 확장 전쟁으로 전세계 통신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업체인 보다폰은 최근 경쟁업체들이 과다한 3세대(3G)이동통신 투자로 빚더미에 허덕이는 틈을 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는 도코모는 풍부한 콘텐츠로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은 휴대전화용 인터넷 서비스 'i-모드' 를 무기로 보다폰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 '해가 지지 않는 통신제국-보다폰' =보다폰은 이달 초 일본내 시장점유율 3위(16%)인 J-폰의 지분 19%를 추가로 인수해 사실상 J-폰의 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통신업계가 바짝 긴장한 것은 물론 이 소식에 특히 놀란 것은 도코모였다.

일본내 가입자수 2천3백만명(점유율 64%)으로 업계 1위를 달리는 도코모로선 세계 최대인 보다폰의 안방 입성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다폰의 일본 시장 진출은 최근 도코모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적의 안방을 공략해 밖으로 진출할 힘을 빼놓겠다는 것이다.

보다폰은 지난해 3월 독일의 만네스만을 1천6백30억달러에 인수해 세계 최대 업체로 떠올랐다. 보다폰의 세계화 전략은 이때부터 본격화했다.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호주 등 5개 대륙 28개국에 진출한 보다폰은 현재 6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보다폰은 지난해 10월 중국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지분 2%(외국인 투자 상한선)를 인수해 지구촌 최후의 격전지로 불리는 중국시장도 선점했다.

◇ 도코모 "일본은 비좁다" =도코모는 지난 1월 네덜란드의 KPN모바일과 합작으로 MMJV라는 합작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독일.벨기에.네덜란드 등에서 i-모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도코모는 지난해 11월 미국 AT&T와이어리스의 지분 16%(1조7백억엔)와 대만 KG텔레콤 지분 20%(5백98억엔)를 사들여 미국.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도코모의 해외시장 진출은 국내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거액을 투입해 개발 중인 3세대 서비스를 상용화하려면 1억 일본시장은 너무 비좁다는 것이다.

도코모의 무기는 풍부한 현금이다. 지난해만 28억달러의 수익을 낸 데다 지난 2월에는 70억달러의 주식을 발행해 1백억달러가 넘는 실탄을 비축했다.

이런 자금력을 바탕으로 도코모는 1998년 이후 i-모드의 해외 홍보비용으로만 1백70억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도코모의 해외시장 공략이 아직은 보다폰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도코모의 주력상품인 3세대 서비스의 조기 상용화에 비관적인 해외업체들이 많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보다폰이 해외업체를 인수해 시장공략에 나서는데 비해 도코모는 20%안팎의 지분참여에 치중하는 소극적인 자세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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