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하락 거듭 ECB 개입전망 대두

중앙일보

입력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화가 하락을 거듭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유로를 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유로화는 25일 도쿄, 런던 등 아시아와 유럽 외환시장에서 0.86달러 내외에서거래됐다.

유로화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0.8551달러에 거래돼 전날밤 뉴욕 외환시장 거래가인 0.8560달러보다 떨어졌으며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간신히 0.86달러선을 회복했다.

이같은 유로화의 대(對) 달러 가치는 0.82달러선까지 내려갔던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선이다.

유로 가치는 지난해 10월 바닥을 친 뒤 미국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초에는 0.96달러까지 올라갔으며 유럽의 경제성장 추세에 따라서는 미 달러와 등가까지 형성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유럽 경제당국자들의 성장에 대한 자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급격한 경기침체가 유럽 경제성장 전망까지 악화시키면서 유로화는 다시 달러에 대해 약세를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따르면 유로권 경제의 견인차격인 프랑스와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유로가치가 계속 떨어질 경우 유로권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심각한물가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유로 강대국인 독일 분데스방크의 에른스트 웰테케 총재는 이와 관련, "유로 약세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유로권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개탄했다.

이로 인해 물가상승 억제를 최대의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ECB가 곧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특히 오는 28일은 유럽과 미국에서 예수 승천일 연휴가 끝난 뒤 처음 외환시장이 열리는 날로 거래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ECB가 이날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일부 외환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기습적인 단행이 생명"이라며 "시장이 이미 28일을 ECB의 시장 개입일로 예상하고 있다면 정작 ECB는 이날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화 하락이 계속될 경우 ECB가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이날이 아니더라도 조만간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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