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특급 마무리투수들 '비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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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더위를 먹었나?

프로야구 각 팀 특급 마무리 투수들이 흔들리고 있다.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가는 소방수가 오히려 난타당하며 불을 지르기 일쑤다. 24일 현재 1위와 7위의 승차가 7경기밖에 안될 정도로 순위 다툼이 치열한 까닭에 등판이 잦은 이들이 벌써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원 공동 1위 벤 리베라(삼성 · 4승11세이브)는 지난 20일 시즌 첫 패를 당한 이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와의 주중 3연전 첫날인 지난 22일 2와3분의1 이닝을 던진 뒤 등판하지 않았다.

리베라는 "너무 자주 마운드에 올라가 정신이 없다. 도대체 얼마나 던져야 하느냐" 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는 24일까지 팀이 소화한 43경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강행군이다. 총 32와3분의2 이닝을 던졌는데 경기당 1과3분의2 이닝꼴이어서 마무리 투수로는 투구 이닝도 길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김현욱에 이어 리베라마저 슬럼프에 빠질까 전전긍긍이다.

리베라와 공동 선두인 위재영(현대 · 3승12세이브)도 체력이 떨어졌다. 22일부터 벌어진 삼성과의 3연전에 사흘 연속 등판한 위선수는 마지막날인 24일 3 - 2로 앞서던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랐으나 결국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3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위선수는 "투구 간격을 조정하면 제 컨디션을 찾을 것" 이라면서도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현역 최고령 투수인 한화 김정수(39)도 허덕이고 있다. 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한 김선수는 동료 투수들이 제 몫을 못해주는 바람에 마무리까지 겸업하면서 탈이 났다. 24일 LG전에서 6 - 6으로 접전을 벌이던 8회말 등판했으나 결승 홈런 한 방을 얻어맞았다.

한화 이광환 감독은 "외국인 투수 워렌이 투입될 때까지는 김정수에게 마무리를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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