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 반도체 경기 전망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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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격 하락 속에서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은 괜찮았다.

경쟁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사가 1분기 적자를 본 반면 삼성전자는 1조2천4백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CSFB는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을 3조3천억원, ING베어링스는 4조원 정도로 전망했다.

◇ 압도적인 경쟁력〓삼성전자가 신경을 쓰는 업체는 마이크론이지만, 올해 마이크론은 적자가 예상된다. 따라서 반도체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 연구개발과 설비증설에 적극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과 대만업체는 메모리 분야에서 아직 삼성전자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대만의 선두업체인 윈본드는 지난해 5억8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256메가D램의 설비 1개라인을 까는 데는 20억달러가 필요해 삼성전자와 본격적인 경쟁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 특화전략〓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64%를 벌어들였다.

반면 영업이익에서 통신(14%) .디지털미디어(13%) .생활가전(7%) 의 기여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반도체경기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비메모리반도체와 디지털미디어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8천억원을 들여 충남 온양에 비메모리 전용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또 통신과 가전의 융합흐름에 따라 ''디지털 컨버전시(융합) '' 에 주력한다. 반도체+통신+디지털미디어+가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IR담당 주우식 상무는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부문을 강화하면서도 비메모리와 디지털 컨버전시에 핵심역량을 투입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 시각〓주가는 반도체 현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국 금융기관들도 투자의견을 한단계 낮추었다. 올초 대부분이 ''강력 매수'' 를 추천했지만 요즘에는 ''매수'' 또는 ''시장수익률 상회'' 로 등급을 낮췄다.

그러나 이들은 삼성전자의 펀드멘털에는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는 지난 4월말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투자의견은 ''강력매수'' 에서 ''시장수익률 상회'' 로 낮췄다.

이희성.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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