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반도체 장비업계 경기저점 놓고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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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중 북미반도체장비업계의 주문이 급격히 떨어진 것을 놓고 월스트리트 애널리트스트들 사이에서 바닥권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통계는 반도체 장비 수주가 바닥에 도달했거나 근접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살로먼 스미스바니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글렌 영도 이들중 한 사람. 영은 이미 전년대비 43-47%의 감소분을 보이고 있는 올해 반도체 장비 주문량이130억-1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당초 전망이 다소 높은 것이었다고 시인한 뒤 4월반도체 장비 주문은 이 시장의 바닥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와이젤 파트너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도 4월의 수주-출하 비율(BB율)이 종전 저점인 98년의 0.59보다 훨씬 더 악화된 것은 바닥이 임박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며 "조만간 4.4분기의 수주 증가를 앞두고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의 매출 증가가 뒷받침 되지 않는한 반도체 장비업계의 주문이 급감한 4월은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주장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프루덴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세카르 프래매닉은 반도체 장비 주문이 늘기 전에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이 먼저 증가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4월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어 반도체 장비 관련 주식은 더욱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반도체장비협회(SEMI)는 23일 북미지역의 반도체 장비 주문이 크게 줄어들면서 4월중 반도체 장비 수주-출하 비율(BB율)이 지난 91년이후 가장 낮은 0.42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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