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강병철 감독의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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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두산-SK 전은 "왼손 투수는 오른손 타자에게 약하다"는 야구 격언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경기였다.

두산의 선발은 좌완 이혜천. 이선수는 시속 1백40㎞대 후반의 매서운 직구를 주무기로 올시즌 3승2패, 방어율 2.66를 거둔 정통파 투수다.

SK 강병철 감독은 두산과의 홈 3연전을 모두 잡으려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강감독은 팀내 최다 타점을 올린 '토종 해결사' 강혁과 23일 연속경기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친 윤재국을 과감히 선발 엔트리에서 빼고, 오른손 백업요원 손차훈과 추성건을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오른손 타자를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포수 양용모를 외야수로 돌리고 강성우를 포수로 앉히는 모험까지 불사했다. SK의 타선은 3번 에레라를 제외하고는 전원 우타자였다.

강감독의 계산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SK의 오른손잡이 부대는 홈런 2방을 포함, 7안타로 4점을 뽑아내며 이혜천을 5회말에 강판시켰다. 추성건이 이혜천를 상대로 2타수 2안타(1홈런 포함) · 2타점을 올린 것은 강감독도 기대하지 못한 수확이었다.

경기후 과묵하기로 소문난 강감독도 속내를 들어내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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