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뮌헨, 유럽 축구클럽 평정

중앙일보

입력

유럽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올리버 칸(Kahn)이 '유럽 축구의 황제(Khan)' 에 등극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카이저(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도, '쾨니히(왕)' 로타 마테우스도 최고 자리를 양보하며 경의를 표했다.

23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경기장에서 벌어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발렌시아(스페인)와 1 -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칸이 세차례 슛을 막아낸데 힘입어 5 - 4로 승리, 25년 만에 유럽 최고 축구 클럽에 올랐다.

전 · 후반과 연장전까지 1백20분간 혈투에서 1 -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운명의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첫번째 키커는 바이에른 뮌헨의 파올로 세르지오. 긴장한 그의 슛이 허공으로 솟았다. 원정응원간 3만여명의 바이에른 팬들에게서 일제히 신음이 터져나왔다. 발렌시아의 첫번째 키커 가이스코 멘디에타의 슛은 정확히 골문을 갈랐다. 발렌시아의 1 - 0 리드.

2 - 2 상황에서 발렌시아의 세번째 키커 즐라트코 자호비치의 슛을 칸이 몸을 날려 선방하자, 발렌시아의 수문장 산티아고 카니사레스도 바이에른의 네번째 키커 파트릭 안데르손의 슛을 막아냈다.

그러나 바이에른의 수호신 칸은 발렌시아의 네번째 키커 아메데오 카르보니의 킥을 기적처럼 쳐낸 뒤 일곱번째이자 마지막 키커 마우리치오 페예그리노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내 대혈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경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페널티킥의 대결이었다.

지난해 준우승팀 발렌시아는 전반 시작 2분 만에 바이에른 수비수 안데르손의 핸들링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주장 멘디에타가 차넣어 1 - 0으로 앞서갔다. 불과 3분 후 얻은 페널티킥을 메메트 숄이 실축, 동점골 기회를 놓친 바이에른은 후반 6분 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주장 슈테펜 에펜베르크가 차넣어 연장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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