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고위관료, 정년 앞두고 '용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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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 고위관료가 후배들을 위해 정년을 1년여 앞두고 용퇴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재경부에 따르면 행시 14회 출신의 국세심판원 신용주(申容周)상임심판관(59)이 지난 22일자로 1급 승진과 동시에 공직생활을 청산했다.

신 심판관은 지난 74년 행정고시 합격후 76년 국세청 심사과에서 공직을 시작했으며 인천.광화문.을지로.도봉세무서 등 일선 세무서를 두루 거친 뒤 82년부터 줄곧 국세심판원에서 납세자 권리구제에 헌신해왔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기아자동차가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부과 취소 행정심판청구의 심판관을 맡아 기아자동차가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탕감받은 부채에 대해 국세청이 3천5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판정을 내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 심판관의 용퇴는 특히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들이 정부 산하기관장이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낙하산 인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풍토에서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신 심판관은 "인사적체로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 퇴직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심판자'로서의 역할만 해 온 만큼 퇴직후 세무사로 개업해 `심판받는자'의 고충을 느껴보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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