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물가 상승등 유럽경제 적신호

중앙일보

입력

독일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프랑스의 성장이 둔화되는 등 유럽 경제가 심상찮다.

유로 단일통화권 12개 국가의 두 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기 불안은 유럽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신호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보도했다.

독일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5%로 1993년 12월 이래 7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생산자물가도 5%가 올라 82년 4월이후 19년만에 최고였다. 유로권 전체로는 4월 물가상승률이 2.9%로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통계청은 또 독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는 2.6%였다.

유로권 12개국 가운데 가장 건실한 성장을 해온 프랑스 도 1분기 0.5% 성장에 머물렀다. 미국경기의 둔화가 유럽에 미칠 영향이 우려돼온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하강의 기울기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당초 2.9%로 예상했던 올 프랑스의 성장률 전망을 2.3%로 낮추겠다" 고 말했다.

이런 여파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현재 연 4.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경기둔화도 문제지만 물가를 잡는 게 더 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유로화의 약세로 계속되고 있다. 2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한때 유로당 0.8575달러로 6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유로화가 사상 최저치(0.8230달러)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로화는 99년 도입 당시와 비교해 현재 약 27% 하락한 상태다.

이정재 기자 jjy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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