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6연승 … 누적득표 과반엔 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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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민주당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연설을 마친 손학규 후보(오른쪽)가 문재인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 왼쪽은 김두관 후보. [오종택 기자]

민주통합당 인천(2일)·전주(1일)에서 열린 대선후보 경선 5~6차전에서 문재인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각각 최대 표밭인 수도권과 호남의 첫 관문으로 주목됐으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50%를 웃돌던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두 지역을 거치면서 46.15%로 떨어져 과반 득표로 본선으로 직행하려던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2일 부평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인천지역 순회경선에서 문 후보는 50.0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하면서 6연승을 달렸다. 손 후보는 캠프의 공동총괄본부장인 신학용 의원이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있어 1위를 기대했으나 26.56%의 득표에 그쳤다.

 전날 전북지역 순회경선에서도 문 후보는 1위를 했으나 처음으로 30%대 득표(37.54%)에 머물면서 누적득표율이 과반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2위는 이 지역 출신 정세균(26.53%) 후보였고, 손학규(23.4%) 후보가 3위를 했다. 민주당은 1위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이 되지 않을 경우 2위와 결선투표를 하도록 하고 있다. 문 후보와 2위인 손 후보(누적득표 25.78%)의 득표율은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고 있지만 손 후보는 나머지 후보와 연대해 결선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날 인천에선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손학규·김두관 후보 지지자들이 “이해찬 물러가라”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비판하자 “너나 잘해”라는 비난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후보들은 연설에서 ‘친노 패권주의’를 일제히 비판했다.

 ▶손 후보=“친노 패권세력은 노무현 정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일방적인 경선룰 제정과 운영 등 친노 당권파에 의해 자행되는 것들이 노무현 정신을 욕되게 하는 것을 알고 있느냐. 담합과 꼼수의 구태정치로는 박근혜를 이길 수 없다.”

 ▶김 후보=“민주당에 혁신이 사라지고 패거리정치와 패권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자신들은 칼자루를 쥐고 반대파는 칼날을 쥐라고 한다.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서청원을 변호했고, 부산저축은행을 금감원이 검사하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정 후보=“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담합구조가 보인다. 경선 공정성은 물 건너갔고 경선 흥행도 함께 끝이 나 버렸다.”

 이에 문 후보는 “지금까지 경선에서 제가 받은 지지 속에는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 주자는 마음과 함께 민주당을 쇄신하라는 강력한 요구가 담겨 있다”며 “민주당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기득권 정치, 자기 욕심을 앞세우는 정치를 바꾸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투표가 종료된 직후 갈등은 결국 폭발했다. 문 후보가 5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자 비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사기다” “조작이다”고 집단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어났다. 한 비문후보 측 지지자는 무대 앞쪽의 지도부를 향해 구두를 벗어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고, 또 다른 지지자는 문 후보 측 선거운동원의 목에 둘러진 응원용 스카프를 잡아채고 몸을 밀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여 문 캠프 측 관계자들이 선거운동원들을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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