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위재영 "올 구원왕 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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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구원왕 자리를 기필코 따내고야 말겠습니다. "

현대의 특급 마무리 위재영(29·사진)이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생애 첫 구원왕을 노린다. 마무리로 변신한 지난해 위선수는 진필중(두산)에게 5세이브포인트 차이로 구원왕을 넘겨줘야만 했던 아픔을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독기가 오른 위선수는 12경기 연속 구원성공 행진(3승11세이브1패)을 이어가며 구원왕 선두 리베라(삼성.4승11세이브1패)를 바짝 추격 중이다. 위선수는 5월 들어 팀이 거둔 14승 가운데 무려 10승을 지키는 '빗장 투구' 를 선보였다.

한때 임선동.김수경 등 팀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근심어린 표정이 떠나지 않았던 현대 김시진 투수코치의 얼굴도 한결 밝아졌다. 위선수가 뒤를 든든히 받쳐주면서 전준호·마일영·박장희 등 젊은 투수들을 선발로 내세워도 마음을 푹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선수는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다. 고질적인 허리·무릎 통증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한 시즌 초반에는 공끝이 무뎌진다. 그런 탓인지 지난달 7일 광주 해태전에서 4 - 1로 앞선 8회말 1사 후 시즌 두번째로 등판한 위선수는 연속 안타를 맞으며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역전패를 당한 위선수는 이후 세경기 구원에 나섰지만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하며 슬럼프에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위선수는 지난달 26일 LG와의 잠실 원정 경기에서 1과3분의1 이닝 동안 무안타·사사구 1개, 삼진 3개로 틀어막으며 '부활의 서곡' 을 연주했다. 이후 12경기에 나와 한번의 실수 없이 2승10세이브를 거뒀다.

지난 1일부터 나흘 연속 구원등판하는 무쇠팔을 자랑하기도 했다. 초반 13.50까지 올라갔던 방어율도 1.67로 떨어졌고 제구력과 스피드가 완전 회복됐다. 위선수는 "개인 성적이 나아진 것보다 팀 승리를 지킨 것이 더 기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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