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보기] 운동 경력과 골프의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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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인 중 최고의 골퍼는 누구일까.

지난 18일 서울 근교의 한 골프장에서 스포츠계 인사들이 모여 한판 승부를 벌였다. 케이블TV방송국이 상품을 걸고 9홀 스킨스게임을 가졌다.

프로야구에서 전 삼성.LG감독 백인천씨(핸디캡 5), 테니스는 전국가대표팀 감독 김문일씨(3), 프로농구는 삼성 썬더스의 김동광 감독(12),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이회택 감독(7) 등이 초대됐다.

이회택 감독이 세개의 스킨으로 1위, 백씨와 김문일씨가 각각 두개의 스킨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김동광 감독은 한개의 스킨도 따내지 못했다. 두개의 스킨은 비겨 규정에 따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이 결과를 진짜 실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야구 · 테니스 · 축구에 고수가 많고 농구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세간의 평은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일반인들은 프로야구에 고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윙 원리가 골프와 흡사한 데다 소득이 높아 비교적 일찍 골프와 접하기 때문이다. 유백만.백인천씨가 프로급 싱글이고 고교골프 부장으로 일하는 전 MBC청룡의 조호씨(0~1), 해태의 김성한 감독과 이상윤 코치(4~5), 선동열 KBO홍보위원(8) 등이 떠오르는 별이다. 야구는 투수들이 타자들보다 거리도 많이 나고 더 일찍 싱글이 된다고 하니 흥미롭다.

축구는 넓은 풀밭에서 뛴다는 점 외에 골프와 비슷한 면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정상급이 2~3명 있다. 박종환 여자축구연맹회장과 최은택 전 한양대 교수가 핸디캡 3으로 최고수고, 조중연 축구협회전무, 조광래 감독(7~8) 등이 뒤를 잇는다. 박회장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2백70~2백80야드나 돼 동년배 체육인으로는 최장타자에 속한다.

농구는 미국에서 살다온 최종규 전 삼보 감독이 핸디캡 7로 최고수고, 김영기 부총재가 9~10 정도일 뿐 소문난 고수가 없다. 그러나 프리스로 때문인지 공통적으로 퍼팅에는 뛰어나니 역시 '피' 는 속일 수 없나 보다.

그밖에 골프와 스윙이 비슷한 테니스.탁구.필드하키 등이 골프에는 유리하나 뛰어난 고수는 별로 없다. 소득이 많지 않아 자주 접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뜻밖에 최강의 골프 군단은 아이스하키다. 지난 봄 프로골퍼 테스트에 응시했다가 기브라며 공을 집어들다 2벌타를 당해 2타차로 낙방한 유홍렬 전 쌍방울 감독(5)이 30위권이니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 아이스하키는 퍽과 스틱이 골프와 흡사한데다 대부분 부유한 집안 출신이어서 다른 종목에 비해 고수가 많다. 이들은 종목의 특성상 체격은 크지 않으나 허리 힘이 뛰어나 대부분 장타자인 데다 퍼팅 실력 또한 우수하다. 전 국가대표인 이경철씨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로 활약하고 있고 핸디캡 0인 고수가 2~3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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