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중소형에 쏠림현상 … 연말까지 4889세대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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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천안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의 큰 관심사였던 백석2차 아이파크 청약이 일부 중소형 아파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 아파트는 크게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견본주택에 수 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던 것에 비하면 청약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당초의 ‘분양 대박 예감’을 무색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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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천안 백석도시개발4지구에 선보인 ‘천안 백석2차 아이파크 견본주택’에 개관 이후 사흘 동안 2만여 명의 내방객이 방문하는 등 주민과 외지인이 오랜만에 분양하는 대규모 단지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현대산업개발은 고객들이 입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모델하우스 안에 전망대를 설치했고 인근 수변공원에 부스를 마련하는 등 고객몰이에 나섰다.

특히 ‘아이 키우기 좋은 집’을 컨셉으로 ▶지상 29층(18개동 1562가구)의 대규모 단지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위주 구성 ▶3.3㎡당 700만원대 후반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책정 ▶계약금 1000만원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및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청약접수를 마감한 결과 뜨거웠던 관심과는 달리 일부 주택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청약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접수 첫날인 23일 1~2순위 모집에서 모든 세대가 미달됐다. 다음날 진행된 3순위 접수에서는 청약 대부분이 전용면적 84㎡(A)에 쏠리면서 11.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배치만 다를 뿐 면적에 별반 차이가 없는 84㎡(B)와 84㎡(C)는 미달됐다. 중형에서는 106㎡만 2.0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반면 대형 아파트의 경우 1세대를 모집하는 220㎡(12건 접수)를 제외하고 세대수가 많은 122㎡(181세대)와 140㎡(75세대) 주택은 청약이 물량의 절반(각각 137세대, 66세대 미달) 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6월 올해 들어 처음 아파트(386세대)를 분양한 ‘한화 꿈에 그린 스마일시티’의 경우 모든 주택에서 미달 없이 높은 경쟁률을 보인 점에 비하면 백석2차 아이파크의 청약열기는 예상만큼 높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낙관적인 시각도 있다.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3000명이 넘는 수요자들이 접수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HMC투자증권은 28일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백석2차 아파트 분양 성공으로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와 중소형 주택 위주의 공급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지역에 남아있는 미분양 세대와 향후 예정된 분양 물량을 감안하면 과도한 공급이 분양시장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천안 지역에서 하반기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3개 단지에 1429세대다. 아산 지역은 5개 단지 3460세대가 예정돼 있어 두 지역을 합하면 4889세대의 물량이 하반기 이후 쏟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아산신도시와 원도심 재개발지구 내 아파트 분양, 도시형생활주택공급 등이 예상됨에 따라 건설사 간 분양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30일 당첨자가 발표된 백석2차 아이파크의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계약률) 향후 천안·아산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영행 부동산학 박사는 “백석2차 아이파크가 들어서게 될 백석지구는 민영 건설사들이 토지를 매수해 개발하는 사업으로 기반시설(녹지비율, 공공시설 조성)을 조성한 뒤 분양하는 도시개발방식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단순히 주변 시세와 교통여건만 볼 것이 아니라 이미 분양된 인근의 계룡리슈빌, 아이파크 1차, 벽산블루밍, 천안브라운스톤 단지의 거주환경(전세 아닌 실거주 세대)과 향후 분양 예정 물량을 비롯해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무산, 경전철 사업 불투명과 같은 전반적인 개발 요소들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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