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사이버 가족'으로 발전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는 온라인 공동체 형성이 일반화되면서 가상공간에서 형성된 인간관계가실제 가족처럼 발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족'' 또는 `패밀리''라 불리는 이들 공동체는 주로 인터넷 화상채팅이나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속한 네티즌 사이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빠'', `엄마'' 등의 호칭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들은 화상채팅이나 게임에 쓰이는 이름인 아이디(ID)도 소속감을 나타내기 위해 패밀리나 가족 이름을 앞에 붙인 형태로 새로 만들어 사용한다.

그만큼 구성원에 대한 감정이 남달라 각종 행사나 기념일 축하해주기는 물론 친부모에게도 말하기 힘들어하는 개인 신상에 대한 내용을 서로에게 상담하기도 한다.

한 화상채팅 사이트에서는 가출한 `패밀리'' 회원이 PC방을 이용해 대화방에 나타나자 나머지 회원들이 위로와 설득으로 다시 귀가토록 했다는 후문이다.

또다른 화상채팅 사이트에서는 지난날 PC통신에서처럼 `접속 커플''이 속속 나타나 다른 이용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미 `길드'', `클랜'' 등의 공동체를 만들어 온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도 `가족''만들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공동체의 운영 방식에 식상하거나 더 깊은 인간관계를 원하는 사람들 5~10명 정도가 모여 `가족''을 만든다는 것. `리니지''나 `바람의 나라''등 게임에서 `혈맹''이나 `결혼'' 제도를 공식적으로 만든 것도 이용자들에게 가족 형태의 가상 공동체를 만들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한측면이 있다.

또 `신영웅문''에서는 게임속 인물이 결혼은 물론 자식을 낳고 제자를 키우기까지 할 수 있도록 꾸몄다.

화상채팅 사이트 `오마이러브''의 이용자 김모씨는 20일 "얼굴을 보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화상채팅 특성상 상대에게 강한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수준의 인간관계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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