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소년들 '제2의 홍창수' 꿈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WBC 플라이급 챔피언인 북한 국적의 재일동포 3세 프로권투 선수 홍창수(洪昌守.27)씨가 지난 20일 서울에서 열린 2차 방어전에 성공함으로써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 다시 권투 붐이 일어날 조짐이다.

북한은 아직 이번 경기장면을 방송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洪선수가 세계 챔피언이 되는 장면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했다.

그 이후 북한에선 권투 붐이 일었으며 청소년들이 권투구락부에 무더기로 가입했다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보도한 적이 있다.

북한에선 운동경기 종목 중 권투가 가장 먼저 프로화됐다. 북한은 1992년 7월 '프로권투협회' 를 결성했고 이듬해 4월 평양 중경기장에서 북한 최초로 '93 공화국 프로권투 대회' 를 열었다.

이 대회는 '4.25선수단' '압록강 선수단' 등 9개 선수단 67명이 참가했는데 예선 4회전, 준결승 6회전, 결승 8회전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대회에선 비키니나 미니스커트가 아닌 한복차림의 피켓을 든 라운드걸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권투의 도입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87년 "권투는 조선사람들의 기상을 높여주는 좋은 종목" 이라면서 "앞으로 직업적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마당에 나가야 한다" 고 강조한 이후 본격 추진됐다.

이에 따라 95년 WBC에, 97년 WBA와 범아시아권투협회(PABA)에 잇따라 가입했다.

북한 프로권투 등록선수는 2백~3백명 정도다. 이들은 체육성 산하 체육과학연구원의 정기적인 검사와 영양사들의 영양관리를 통해 과학적으로 육성된다고 한다.

북한 프로권투의 선두주자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압록강 체육선수단 소속의 최철수(30)선수다.

최선수는 95년 2월 평양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으며 96년 일본에 진출, 프로선수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98년 8월 PABA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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