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재키 로빈슨 부녀의 '장벽깨기'

중앙일보

입력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97년을 '재키 로빈슨의 해'로 지정했다. 당시로부터 50년전에 일어났던 메이저리그의 큰 전환점이 되는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재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브루클린 다저스 소속의 선수가 됨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미국 프로야구의 '인종 장벽'을 무너뜨린 선각자다.

최근에는 로빈슨의 딸인 샤론 로빈슨도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화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재키 로빈슨의 딸이란 사실을 숨겨왔다. 하워드대학 재학 시절에도 그녀는 자신이 드러나는 어느 곳에서나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싫어했다. 18살이 되어 결혼할 때, 비로소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왜냐하면 결혼과 동시에 그녀의 성이 미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샤론 미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 못했고 신경쓰지도 않았다. 사실 그것이 그녀가 바라던 것이었다. 메이저리그의 인종 차별의 장벽을 넘어서며 미국 사회의 백인 우월주의에 대항한 '재키 로빈슨의 딸'이 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재키 로빈슨의 딸'이 되길 원치 않았다. 단지 샤론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지기를 원했다"라는 샤론은 지금은 '로빈슨의 딸'로서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1997년 그녀는 MLB용 교육 프로그램의 지도자로 활약했으며, 인성 교육용 프로그램인 '인생와 스포츠 분야에서의 장벽깨기'라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녀는 어린이들과 삶의 체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초등학교를 방문해오고 있다.

그녀의 어린이들을 돕기위한 정열은 '시민인권운동'에 참가했던 아버지의 정열을 그대로 빼닮았으며 그녀에게 로빈슨은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이기 이전에 '인생의 스승'이었다

로빈슨은 정의와 평등을 지지하였고 항상 겸손한 자세를 견지, 명예의 전당에 헌액투표가 실시될 당시에도 평정을 잃지 않았었으며, 헌액된 이후에도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위의 타인을 배려하는 그의 겸손함에는 큰 변함이 없었다.

샤론은 인종차별이나 부조리등의 '장벽깨기'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아버지가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활용해왔던 '아홉가지 덕목'을 통한 인성 지도방법서인 'Jackie's Nine'을 저술하기도 했다. 그 저서에는 온갖 유형의 장애를 극복했던 인물(크리스토퍼 리브, 무하마드 알리, 마틴 루터 킹목사 등)들의 프로필과 함께 로빈슨 일가의 자서전적인 메시지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아버지와 함께 하기를 부끄러워하는 딸에 불과했지만, 이제 샤론은 아버지가 걸어왔던 길인 '인종 차별의 장벽깨기'를 향해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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