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약진

중앙일보

입력

외국 증권사의 국내 시장잠식이 급속하다.

20일 국내 증권업계가 조사.발표한 한 2000 회계연도 외국 증권사 실적에 따르면 외국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주식시장의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메릴린치가 약 17조원의 약정고를 보이며 국내 증권사를 포함한 전체 증권사의 1%를 차지했다. 한 개 지점에 30명 가량의 직원으로 30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국내 중형 증권사와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워버그 증권이나 CSFB, 모건스탠리, 쟈딘플레밍 등 상위 계열의 증권사도 10조원 이상의 약정고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에 미치는 파급속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유수 외국 증권사들은 리서치 능력을 적극 활용, PB (프라이빗뱅

킹)에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며 "랩어카운트나 M&A 시장에도 전문적인 컨설팅을 맡고 있는 JP모건의 경우 국내 증권사에게는 경쟁사라기보다는 벤치마킹 상대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도이치증권은 뱅커스트러스트 증권의 국내 지점을 인수하며 지점에서 법인으로 전환 기회를 마련했다" 고 말하고 "향후 더욱 많은 외국계 증권사 지점이 법인으로 전환될 경우 그 파장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것" 이라고 우려했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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