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20주년, 중국을 알아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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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박물관이 있는 인천차이나타운은 우리나라가 외국문물을 받아들인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1992년 첫 국교를 맺은 이래 두 나라 관계는 많은 발전을 해왔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수출입 국가 1위로 올라섰다. 한국 역시 중국의 제 3 교역대상국이 될 만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사는 다양한 외국인들 중 가장 많은 국적을 가진 나라도 바로 중국이다. 이처럼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중국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을 가보는 건 어떨까.

중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차이나타운

 화교는 외국에 사는 중국사람을 뜻한다. 이 화교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은 중국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차이나타운은 인천에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강렬한 붉은 색이 눈에 들어온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을 그대로 한국에 옮겨놓은 듯이 건물벽·간판·기둥 등 모든 것이 붉다.

 인천 차이나타운엔 우리나라가 외국문물을 받아들이는 시기인 개항기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지어진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다. 중국과 일본식 건축물이 대부분인 이들 중 일부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가치가 크다. 특히 중국 청도시에서 기부한 공자상과 삼국지의 주요 장면 80개를 그림으로 그린 벽화는 차이나타운의 명물이다.

 중국 전통과자인 월병, 바삭하면서도 달콤한 공갈빵, 만두 등은 눈과 코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국내 유일의 짜장면 박물관은 더욱 특별하다. 지난 4월 개관한 이 박물관에선 짜장면의 역사와 변천사를 알 수 있다. 1880년대 중국 산동에서 온 중국인들이 소개한 초창기 짜장면부터 시작해 각 시대별로 사용되던 탁자·의자·식기 등 관련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견수찬 학예사는 “중국음식인 짜장면의 등장부터 한국식 대중음식으로 확산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각 시대의 특징을 알 수 있다. 개항·일제강점기·산업화 등 짜장면은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역사이자 문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이나타운은 개항기 시절 문화유적들이 많아 우리나라가 외국문물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공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의 ‘길상’ 전시 중인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선 중국인의 정신과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길상, 중국 미술에 담긴 행복의 염원’은 과거 중국인들이 소망하고 염원했던 것을 사물로 상징화하고 표현한 사물들을 소개한다. 길상(吉祥)이란 말 자체가 인간이 살면서 이뤄지길 소망하는 모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1부는 ‘신선과 동물 무늬 거울’ 등과 같이 장수와 자손의 번영 같은 고대 미술 속에서 나타난 염원을 담은 유물을 소개한다. 2부는 황제의 권위를 상징함과 동시에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이 조화롭게 새겨진 도자기, 옷 등 다양한 사물을 만난다. 3부는 더욱 다양한 ‘길상’들이 나온다. 행복과 관직, 장수 등에 대한 염원이 깃든 작품들이 전시됐다.

 우리 전통시장에서 중국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울 광진구의 노룬산시장은 우리의 재래시장이다. 그런데 약 30여년 전부터 중국인과 중국교포들이 주변에 살기 시작하면서 중국 본토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곳에선 중국식 라면과 콩, 간장, 두부 등 음식재료도 직접 살 수 있다.

<심영주 기자 yjshim@joongang.co.kr 사진="인천" 짜장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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