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탈로그 이용한 온라인백화점 매출 3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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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등장 때문에 카탈로그 비즈니스를 사양 산업으로 간주하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성장하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백화점 판매와 함께 전화와 우편으로 주문 판매를 해 온 카탈로그업체들이 인터넷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결과다. JC 페니(http://www.jcpenney.com), 하노버다이렉트(http://www.hanoverdirect.com), 랜드센드(http://www.landsend.com) 같은 카탈로그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판매로 연신 즐거워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카탈로그 이용 통신판매와 병행한 온라인 판매업체가 상당수 늘었지만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현상이다.
미국 전체 인구의 55%는 전화나 우편으로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며, JC페니는 이 분야에서 최고 선두 주자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1/3은 JC페니의 카탈로그를 가지고 최근 2년 동안 한 번 이상 구매한 경험이 있다. 2000년 말 현재 매주 4만여 건의 웹 주문이 이루어지고 금년 말까지 3억달러의 매출이 기대되는 JC페니의 경우 사이트 방문객의 15% 정도가 실제로 구매를 하고 있다.

미국 쇼핑몰에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2%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1902년에 설립돼 시어즈, 메이시와 함께 미국 3대 백화점 중 하나이자 미국 1,000대 기업 가운데 36위, 미국 전체 카탈로그 판매 1위로 백화점 시장을 평정하는 온라인 백화점 JC페니가 인터넷 상거래에서도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에서라면 불가능했을 JC페니의 성공은 인터넷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아래와 같은 성공 전략에 기초한다.

첫째는 직장과 가정에 고객별 맞춤 상품 목록인 4억 개의 카탈로그를 배달하고, 이를 통해 전화와 우편으로 판매하는 기존 방식과 인터넷을 통한 주문 판매를 병행한 시너지 효과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고객 개개인의 맞춤 카탈로그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보고 다시 인터넷으로 접속해 꼼꼼히 확인해서 구매할 수 있고, 배송이 어려운 산간 벽지나 외지에서 주문한 상품을 고객들이 편리하게 픽업할 수 있게 미국 곳곳에 2천여 개 상품 수령센터를 만들어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둘째는 고객 욕구에 근거한 쇼핑몰 구성이다. JC페니에서는 고객 개개인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판매로 연결시키고 있다. ‘My Virtual Model’에서는 고객이 직접 얼굴형, 헤어 스타일, 피부 색깔, 키 등 개인 신상정보를 넣을 경우 신발에서부터 패션 관련 용품 일체를 최적의 제품으로 선정해 제공한다. 한편, 체형이 너무 크거나 작은 특이 체형의 고객을 위한 별도의 JC페니 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나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 선물을 하고 싶은 고객 등을 위해 별도 코너를 마련, 다양한 욕구에 응대하고 있다. 고객 욕구에 신속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JC페니의 전략은 경영학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셋째는 미국, 푸에르토리코, 멕시코에서 1천1백40개의 백화점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로서, 그리고 자회사 Eckerk Corporation이 운영하는 미국 내 2천6백 개 약국이 오프라인에서 지원하는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들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비용이 1인당 10만원 정도인데 반해 JC페니의 경우 1만5천원 정도다.

더욱이 미국 고객에게 1백여년 정도 알려진 JC페니의 기존 지명도 때문에 별도의 광고비용이 필요 없다. JC페니라는 브랜드는 인터넷으로 구매해도 믿을 수 있다는 인지도가 고객들에게 있다.

카탈로그와 결합된 공격적인 인터넷 마케팅으로 미국 유통시장을 장악한 JC페니는 한국 시장에 독점 사업권을 주는 형태로 작년에 한국에 진입했다. 아직은 국내 영업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영업이 전개되는 올해 국내 유통업체, 온라인 쇼핑몰과 한 판 승부가 벌어질 예정이다.

박찬수 인터넷컨설팅그룹 마케팅팀·오산대 경영학과 겸임교수manager@icg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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